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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오피스빌딩 총액인수 '논란' 비용 증가로 수익률 저하..가격상승 등 시장과열 부작용

길진홍 기자공개 2013-06-19 10:33:22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8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대규모 오피스빌딩 거래에 총액인수를 확약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자금모집(펀딩) 부담을 덜어주는 반면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 감수)'으로 증권사 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물자산에 어두운 증권사들이 가세하면서 가격상승 등 시장을 과열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8일 빌딩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의 대규모 오피스빌딩 거래에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시장을 뜨겁게 달군 다수의 초대형 딜에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총액인수를 확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서울 광화문 트윈트리타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을 잡았다. 이어 코람코자산신탁과 을지로 파인애비뉴 B동 매각입찰에 참여해 딜을 따냈다. 이밖에 서울 저동 쌍용양회 사옥 부지를 비롯한 도심재개발사업에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를 모색 중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산운용사가 정해진 기일 내에 투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총액인수 방식으로 부족자금을 대납한다. 기업공개(IPO) 실권주 인수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를 찾지 못한 펀드의 수익증권을 가져온 뒤 셀다운하는 방식이다. 대신 증권사들은 건당 300bp 안팎(약 50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보장받는다.

자산운용사들은 자금모집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매도인 입장에서는 클로징리스크가 줄어든다. 기관투자가 외면으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빌딩업계에 사실상 단비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증권사들이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증권사들이 고수익을 쫓아 딜 따내기에 급급하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동산전업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딩과 프라이싱 능력 보다 누가 우량한 증권사를 데려오느냐가 입찰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며 "증권사들의 경우 실물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가격이 터무니없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 초 파인애비뉴 B동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코람코자산신탁이 써낸 가격은 4700억 원(3.3㎡당 2450만 원)에 달했다. 이는 주변 시세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이 딜에 참여해 총액인수 의향을 밝힌 한국투자증권은 매입확약 실행 여부를 최종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의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률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증권사에 총액인수 대가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산운용사 몫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봐야 한다.

증권사들의 경우 총액인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장기간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금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증권사들의 오피스빌딩 시장 진출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당분간 운용사들은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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