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6월 27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올해 계획된 내부 프로젝트의 실행 우선순위 분석에 나서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이러한 움직임은 건전성 제도 강화와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력을 보존하기 위한 것인데, 특히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비율)이 200%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당초 예정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신 프로젝트별 우선순위 분석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부터 컨설팅업체들의 관심을 끈 자산부채관리(ALM)시스템의 선진화 프로젝트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시장리스크와 신용리스크 시스템의 선진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0년대 초반 구축한 기존 시스템의 노후화와 최근의 제도 강화 등에 맞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시장·신용리스크 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에 이어 지난해 말엔 ALM시스템의 선진화 프로젝트의 시행도 준비했다.
한화생명의 ALM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 시행 소식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컨설팅업계다. 최근 보험업계가 노후화 시스템 교체에 나서고 있지만 생명보험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의 ALM시스템 선진화 작업은 모처럼만에 나온 대어급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ALM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 시행은 현재 구체적인 시행 일정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컨설팅업체 선정에 앞서 한화생명이 올해 계획했던 프로젝트의 실행 우선순위 분석에 나섰기 때문이다.
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ALM시스템 선진화 프로젝트 발주를 기다려왔는데 갑자기 내부적으로 실행 우선순위 분석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면서 "예정된 프로젝트 중 가장 시급한 프로젝트부터 시행하고, 실행 우선순위에서 밀린 프로젝트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시행 시기를 조정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의 비용절감 움직임에 대해 보험업계에선 일상적인 비용절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생명보험 빅3의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RBC비율 때문이다.
한화생명의 지난 3월 말 기준 RBC비율은 217.5%로, RBC비율 안정선인 200%를 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강화와 최근의 금리변동 등을 감안하면 상황이 여유롭지만은 않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기타포괄손익누계는 8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했다. 지난해 저금리로 늘어난 평가이익 덕분인데 최근엔 시장금리가 급반등했고, 한화생명은 평가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의 금리인상으로 보험사의 평가손실이 늘었고, 현 수준에서의 RBC비율 타격은 10~20%포인트 수준에 달한다"고 말했다.
RBC제도 강화의 부담도 크다.
지난해 3월 말까지만 해도 한화생명의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9%(1조471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3월 말엔 5.8%(3조3710억 원)로 늘었다.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급격히 해외투자를 늘린 것인데 내년도 RBC제도 신용리스크 신뢰수준 상향조정시 한화생명은 해외증권에 대해 기존보다 50% 증가한 요구 자본을 쌓아야 한다.
RBC비율 200%를 수성하겠다는 한화생명 입장에선 제도강화나 금리 환경 모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에게 RBC비율 200% 수성은 생명보험 빅3의 자존심"이라며 "하지만 현재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RBC비율 200% 수성은 만만치 않은 목표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비용절감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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