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부정' 쌍용양회, 차입거래 자산 모두 되사들여 2008년 이후 거래 2728억 어치, 인천공장 끝으로 재매입 완료
문병선 기자공개 2013-07-17 09:42:43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5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가 시멘트 업계 불황으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각 또는 담보차입 등으로 거래했던 주요 자산을 모두 되사들였다. 대략 2700억 여원 어치다. 재매입한 자산은 회계처리 위반 사건의 빌미가 된 자산들로, 쌍용양회 입장에서는 회계부정 등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킨다는 의미가 있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2008년 8월부터 2010년 12월말까지 쌍용기초소재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거래한 총 8건, 2700억 여원 어치의 자산을 최근 인천공장을 재매입키로 한 것을 마지막으로 거래 이전의 상태로 모두 원위치시켰다.
쌍용양회가 자산 매각을 시작한 건 금융위기 조짐이 고조되던 2008년 8월부터였다. 쌍용기초소재 지분 34%를 '부흥유통'이라는 유한회사에 149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후 한국기초소재 등 자회사 지분과 인천공장 등 보유 토지·건물을 잇따라 매각했다고 밝혔다. 2009년에만 6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2010년말 쌍용자원개발 지분을 매각하기까지 총 8건의 비슷한 형태의 거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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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가 당시 자산 매각에 나선 이유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당시만 해도 금융위기로 다수의 기업이 현금고갈로 어려움을 겪던 때였다.
하지만 이들 거래는 대부분 진성매각이 아니었다. 페이퍼 컴퍼니 형태의 유한회사를 통한 차입거래였다. 새로 설립된 유한회사는 저축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려 자산을 매입했지만 저축은행들은 쌍용양회를 상대로 해당 자산을 되사가라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다. 특수목적회사(SPC)를 중간에 끼워 넣었지만 사실상 대출상환 부담은 쌍용양회에 있던 셈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런 거래를 두고 종속회사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차입했음에도 이를 매각거래로 회계처리해 유가증권매각이익 등을 최대 1190억 원 과대계상하고 우발채무를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 쌍용양회의 현직 대표이사 2명을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쌍용양회는 이후 매각거래를 차입거래로 정정공시하고 잘못 기재된 과거 감사보고서 등을 일괄 수정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또 매각 또는 담보차입 거래물을 되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쌍용해운·쌍용레미콘 지분을 전량 되샀다. 올해 들어 대구공장이 위치한 토지 및 건물과 쌍용자원개발 지분을 다시 샀다. 이번에 재매입키로 한 인천공장 토지 및 건물 역시 이런 결정들의 연장선에 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인천공장 토지 및 건물 재매입을 끝으로) 모두 원위치된 것"이라며 "보유 현금으로 차입을 갚거나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다시 매입했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입장에서는 회계부정의 빌미가 됐던 자산 거래를 거래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놓아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이 아닌 차입거래였던 만큼 이자를 주느니 현금을 주고 다시 매입하는 편이 현금흐름에도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양회는 되사들인 자산의 처분 방향을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양회의 같은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비슷하겠지만 좋은 조건이 들어오면 (진성매각을) 검토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지금 상태로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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