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18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중 리스크(concentration risk)'는 거액의 단일 익스포저나 공통의 리스크 요소로 인해 특정 차주나 산업에 대한 신용 리스크가 치우쳐 있는 것을 말한다. 소위 '쏠림현상'이다.최근 조선·해운산업에 대한 은행권의 집중적인 자금지원은 편중 리스크의 대표적 사례다. 이미 은행권은 과도한 조선·해운 익스포저로 건전성뿐만 아니라 손익에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문제는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인 수출입은행마저 조선·해운에 대한 편중 리스크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은의 경우 편중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정작 정책금융이 필요한 시점 또는 기업(또는 산업)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수은의 선박(조선·해운)부문 익스포저는 21조 3000억 원으로, 이중 STX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SPP조선 등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약 6조 원, RG포함)에 육박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자율협약 상태인 이들 조선사 여신이 '요주의'에서 '고정이하'로 분류될 경우 부실채권 급증에 따라 대외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시 설립후 첫 적자전환 가능성도 가정해 볼 수 있다. ECA로서는 유례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런 상황에서 수은은 올해도 조선·해운·건설 부문에 총 5조 원을 공급하고 필요시 추가 지원도 고려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언제터질지 모를 풍선을 계속 불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수은은 현 8조 원인 수권자본금을 15조 원으로 늘리는 방안 등을 담은 수은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수은의 대내외 리스크관리 방안, 특히 편중 리스크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자본금을 늘려 부실을 감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 역시 향후 수은에 대한 종합검사시 자산건전성 분류의 적정성 유무 등에 대한 집중적인 검사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쯤되면 정책금융기관 개편과 맞물려 ECA의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차원에서 수은 스스로 편중 리스크에 대한 연착륙 방안을 서둘러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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