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코프로모션 수수료 '짭짤' 매출비중 45%로 급증, 2분기만 173억...다국적사 의존 심화 우려도
장소희 기자공개 2013-08-22 10:08:29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0일 14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공동으로 판매하는 코프로모션(co-promotion) 품목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코프로모션 품목은 매출이 대규모로 발생해 외형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고 판관비도 적게 들어 실적에 긍정적이다.하지만 그만큼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장기적인 성장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전체 처방조제액 중 코프로모션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2011년 10% 미만에서 올해 2분기 45%를 차지할 만큼 커졌다. 지난 2011년 1분기 450억 원이었던 코프로모션 품목 조제액은 2012년 4분기 기준으로 744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2분기에는 코프로모션이 중단된 1개 품목을 제외하고 727억 원 어치가 조제됐다.
지난 2분기 실적도 코프로모션 품목 덕을 톡톡히 봤다. 코프로모션 품목의 수수료 수익이 173억 원 유입되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바이토린(고지혈증 복합제), 자누비아·자누메트(당뇨 복합제), 세비카(고혈압 치료제) 등 주요 코프로모션 품목의 원외처방조제액이 지난해 대비 10%(64억 원) 늘어 이익 기여도가 컸다. 매출은 기존 주력품목인 가스모틴(소화불량 치료제), 알비스(위궤양 치료제), 우루사(간질환 치료제) 등이 약가인하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난해부터 감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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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코프로모션 품목들을 도입해 판관비를 줄이는 효과도 봤다. 일찌감치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품목을 도입한 덕에 시장지배력이 큰 편이라 다른 제약사들 보다는 판관비 통제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물론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판관비가 다소 줄어든 측면도 있다.
향후에도 대웅제약은 코프로모션 수수료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연구원은 "매출이 역성장하는 중에도 코프로모션 수수료 수익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코프로모션 품목에 치중된 수익 구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국적 제약사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코프로모션은 기본적으로 계약기간 내에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계약기간을 연장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시장 도입 단계에서만 국내 제약사의 영업력을 활용하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판권을 다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과거 다국적 제약사 두 곳과 했던 코프로모션 계약이 끝나 판매권을 고스란히 돌려줬던 적도 있다.
그만큼 다국적 제약사와의 관계 유지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대웅제약과 같이 코프로모션 비중이 높을수록 다국적 제약사와의 계약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여지가 크다. 다국적 제약사의 코프로모션 품목 판매로 손쉽게 매출을 늘릴 수 있어서 자칫하면 신약 개발 등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제약사와 코프로모션이나 코마케팅(co-marketing)을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보편적"이라며 "그러나 결국은 오리지널 제품을 가진 원 개발사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업계의 생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코프로모션을 통한 수익창출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신약 개발 등 자구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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