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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풍부해진 '곳간' 한숨 돌리나 매입채무 늘려 현금 급증, 투자비 조달 우려 '희석' 효과

김장환 기자공개 2013-09-03 09:34:26

이 기사는 2013년 08월 30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의 현금보유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 매입채무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돼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5년 완료를 계획한 투자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하는데 당장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쌍용자동차(쌍용차)의 현금성자산은 488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현금성자산은 2037억 원에 그쳤다.

이 기간 쌍용차의 현금성자산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647억 원에 그쳤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올해 동기에는 2373억 원으로 4배 가량 올랐다. 영업을 통해 현금으로 유입된 자금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상반기 손익만을 살펴보면 작년과 별 반 차이가 없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 6606억 원, 영업손실 14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22.2%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했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은 3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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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올해 상반기 매입채무를 급격히 늘린 영향이다. 지난해 말 3803억 원이었던 매입채무가 올해 2분기 기준 5875억 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1889억 원)과 재고자산(3008억 원)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거쳐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매입처를 대상으로 어음결제가 용이해졌다. 이에 따라 외상 조달 물량(매입채무)을 늘리면서 보유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입채무 확대는 재무구조 훼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현금보유고를 늘리는 순기능을 가질 수 있다.

현금성자산 확대에는 최대주주 마힌드라의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쌍용차는 지난 5월 모기업 마힌드라(지분율 72.85%)를 대상으로 신주 1450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800억 원대 자금을 수혈받아 고스란히 현금으로 쌓아뒀다.

이를 통한 현금성자산의 증가는 쌍용차의 투자비 조달 우려를 해소시키고 있다. 쌍용차는 오는 2015년까지 소형CUV 엔진 및 SUV 'X100' 개발 투자 완료를 계획하고 있다. 예상 투자비는 3000억 원 수준이었지만 계획안을 발표할 2012년까지만 해도 유동성이 극히 부진해 부담을 샀다.

더불어 최근에는 '코란도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세로 돌아서고 있다. 올해 2분기 쌍용차는 연결기준 매출액 9070억 원, 영업이익 3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9%, 영업이익은 무려 6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시장의 수요위축으로 전반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유독 쌍용차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시장 2만 9286대, 수출 4만 174대(CKD포함)로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한 판매고를 올렸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쌍용차의 현금보유고와 전반적인 재무구조는 개선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기준 쌍용차의 부채비율은 157.6%로 전년 말(130%) 보다는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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