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가스-AL, 34년 '불편한 동거' 청산 합작사와 합작파트너 자회사간 경쟁 구도...IPO 통해 관계 정리
정준화 기자공개 2013-09-12 08:31:39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0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성그룹과 글로벌 산업가스 생산업체인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34년간의 합작 관계 청산에 나선다. 에어리퀴드는 1979년 대성그룹과의 합작 투자사인 대성산업가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1996년 에어리퀴드코리아를 설립해 한국에서 별도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합작사와 합작 파트너의 자회사가 경쟁을 하는 오랜 불편한 관계가 끝나는 셈이다.9일 대성그룹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성산업가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IPO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성산업가스의 상장 추진은 합작 파트너인 에어리퀴드와의 관계 청산을 위한 것이다.
1902년 설립돼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 에어리퀴드는 산업·건강·환경 분야 산업가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 진출을 위해 지난 1979년 대성그룹과 손을 잡고 합작사인 대성산업가스를 설립했다. 대성그룹이 60%, 에어리퀴드가 40%의 자본을 투입했다.
설립 이후 대성산업가스는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양사간 합작 관계에 문제가 될 요소는 없었다.
이들의 관계가 어색해진 것은 1996년 에어리퀴드가 별도의 한국법인인 에어리퀴드코리아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때 동종업종에는 진출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지만 대성산업가스가 설립될 당시만해도 이런 조항이 없었다.
대성그룹 측에서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에어리퀴드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에어리퀴드코리아가 처음 설립됐을 때에는 대성산업가스의 사업영역이 아닌 특수가스 부문에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에어리퀴드코리아는 점점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성산업가스가 영위하고 있는 일반가스 부문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부쩍 신규 수주 입찰에서 양사가 부딪히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성산업가스가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하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하기도 힘든 구조였다.
대성산업가스 관계자는 "2대 주주의 자회사(에어리퀴드코리아)가 입찰에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며 "행여나 우리 측의 정보가 세어 나갈 여지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대 주주가 최대 경쟁사가 되는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양측은 30년이 넘는 합작 관계를 청산하는데 합의를 했다. 이들은 지분을 정리하는 방안으로 IPO를 결정했다.
주관사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대성산업가스의 시가총액을 7000억~8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에어리퀴드가 보유한 40%를 모두 구주매출할 경우 공모규모는 3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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