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본업 '그럭저럭' 부업은 '쓴맛' [Company Watch] 편집샵·H&B사업 정체-해외사업 손실만..마트사업 한계 '고민' 커져
신수아 기자공개 2013-10-10 09:26:45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8일 12: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국내 마트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온 이마트가 '부업'에선 연일 쓴 맛을 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트랜드에 맞춰 야심차게 런칭했던 명동의 편집샵을 접은데 이어 헬스·뷰티 전문점의 추가 출점도 잠정 중단했다.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해외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매출 성장률 둔화 위기에 내몰린 마트는 앞다투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으나 정작 성과로 이어진 사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마트 유통의 1인자 '이마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셈이다.
◇ 가두점 사업 '아직'... 수익 내기 어려운 구조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편집샵 '페이리스 슈소스'의 명동점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해 12월 출점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페이리스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신발업체 컬렉티브브랜드(CBI)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1호점인 명동점을 오픈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래 페이리스 슈소스는 이마트 안에서 샵앤샵 형태로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명동점은 안테나샵으로 소비자 반응을 보기 위해 개설했던 점포이고 임대계약이 만료돼 문을 닫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높은 임대료와 낮은 인지도로 인해 가두점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명동지역은 서울 시내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페이리스 슈소스가 입점했던 인근의 임대료는 수십억 선으로 해당 점포와 유사한 규모의 점포 임대료는 18억 원에서 2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지역엔 유사한 편집샵이 몰려있는 쇼핑의 메카"라며 "(페이리스 슈소스는) 큰 특색이 없고 인지도가 낮아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건강식품, 잡화 등을 취급하는 H&B(Healty & Beauty) 소매 유통 체인인 분스(Boons)의 상황도 밝지 않다. 이마트는 현재 5개의 분스 매장을 운영 중이나, 추가 출점을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앞선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일단은 내부적으로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의 적자누적으로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사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출점을 하고 있어 자칫 제 살 깎아 먹는 프로모션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연구원은 "H&B샵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거대 유통사들이 앞다투어 진입했던 영역"이라며 "CJ올리브영과 GS왓슨스가 2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진출한 이마트와 농심 등은 인지도 쌓기와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출점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상쇄하기 위해선 기존 점포들의 수익성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가두점이나 H·B유통 사업이 시장 상황과 맞물려 이익 보다는 손실만 안겨줬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두 사업은 기존 경쟁 업체들과 뚜렷한 차별점이 없었던 사업"이라며 "강력한 유통망과 큰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마트는 향후 해당 사업들을 샵앤샵 형태로 영위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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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동력 자랑하던 해외사업... 중국 떠나 베트남?
매출 성장률 둔화 위기를 상쇄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해외 사업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마트는 중국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첫 진출지부터 발목이 잡혔다.
이마트는 현재 5개의 중국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들 모두 적자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 중국 법인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각각 613억 원, 27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1997년 국내 마트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공격적인 출점 의지와 달리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95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어려워지자 부실 점포를 정리했고, 2011년 27개에 달하던 이마트 점포는 현재 16개만 남은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마트는 물론 백화점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하며 심기일전 했으나 비용 대비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마트 사업은 이미 해외의 굵직한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어 중국 1선 도시에서 안착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법인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데는 최소 5~6년이 걸린다. 그러나 오랜 부진을 털지 못한 이마트의 중국 사업은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실이 이어지며 지난해 말 기준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와 '천진태달이매득초시유한공사'는 결국 부채가 자산을 넘어섰다. 자본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시작한 자본잠식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의 가능성도 제기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중국 사업은 사실상 정체된 상황"이라며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사채(FRN)를 발행한 것도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업체 롯데마트가 최근 중국의 2·3선 도시로 출점전략을 우회하며 100개까지 점포수를 늘린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베트남 사업을 중심으로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사업은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챙길 만큼 기대가 큰 사업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부동산 기업인 영국 사빌스와 출점 부지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앞서 10월에는 현지 유통 부동산 업체 U&I그룹과 상품 공급을 위한 제휴를 맺기도 했다. 내년 1호점을 목표로 5년 간 총 14개의 점포를 신규 출점 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향후 온라인몰에 주력하고 자체 PB 브랜드를 키우는 등 국내 유통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요 오프라인 비지니스 모델인 마트 사업에 주력해 나가며 샵앤샵 등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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