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양 구조조정에 김철 관여 분명히 있었다" 전략실 前 고위관계자 인터뷰에서 밝혀..'강남팀' 통해 직접 개입 정황

김장환 기자공개 2013-10-08 17:59:20

이 기사는 2013년 10월 08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네트웍스 김철 대표이사가 그룹의 구조조정에 개입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지만, 다수의 자산 매각 과정에서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때 동양그룹에 적을 두고 전략기획본부에서 구조조정을 전담해왔다는 최고위층 관계자의 입을 통해서다.

한국예술종합대학교를 다니다 중퇴한 것으로 알려진 김철 대표는 2008년 동양그룹에 들어온 후 최근까지 그룹의 구조조정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양,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 등 5개 그룹 계열이 법정관리로 가게 된 결정적 원인제공자로 지목되면서 각종 구설을 낳고 있다.

동양그룹에서 2012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근무했다는 A 씨는 8일 더벨과 통화에서 "김철 대표는 내가 근무하던 시절 초반에는 그룹의 구조조정에 관여하지 못했다"면서 "말년에는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김철 대표가 운용하며) 별동대처럼 움직였던 강남 쪽 (사무실) 간섭이 많다는 얘기를 부하직원들로부터 들었었다"고 밝혔다.

A 씨는 근무 말미에 추진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들을 동양매직 및 파일· IT사업부, 웨스트파인 골프장 등 고강도 자산 매각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현 회장이 승인을 했던 자산 매각을 최종 번복하면서 결국 무산됐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A씨는 그 배경이 그룹 실세들의 관여 때문이었다는 입장을 전하며, 김철 대표가 운용하던 '강남팀'을 이 중 하나로 기억했다. A 씨가 그룹을 관두게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A 씨는 "내가 회사에 들어가기 전과 나온 후에도 김 대표가 구조조정 업무에 많은 관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A 씨가 동양그룹에서 근무한 시기는 지난해 단 1년이다. 이를 보면 올해 들어 동양네트웍스가 동양매직 매각딜에 참여를 결정하고, 웨스트파인 골프장을 사들인 전반적인 과정에 김철 대표가 개입했다는 얘기가 된다.

A 씨는 김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웨스트파인 골프장 등의 자산매각 중단에 대해 "퇴사 후여서 잘 알지 못하는 얘기"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부동산 같은 경우 세금 등 비용이 지속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고려하면 값이 오르길 기다리기 위해 자산을 매입했다는 것은 '무식의 소치'"라며 "(동양네트웍스 경영진이) 전문적인 M&A, 구조조정 업무를 잘 모르다 보니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웨스트파인 골프장은 동양레저가 소유하고 있다가 올해 초 동양네트웍스가 사들이며 논란을 사고 있는 매물이다. 동양그룹은 골프장을 헐값에 팔 수 없어 가격이 오를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동양네트웍스에서 이를 사들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를 오너 일가가 아끼는 자산을 모으는 과정으로 봤다. 이에 따라 동양네트웍스로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나머지 계열에 대한 '꼬리자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 과정 전반에 김 대표가 직접 개입됐다는 설이 제기돼왔다.

또한 A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시절 김 대표가 주로 그룹 내에서 신사업 관련 전략기획을 전담해온 것으로 떠올렸다. 그는 "내가 근무하던 초반에는 김 대표가 주로 신사업 관련 아이템들을 미래전략실에 많이 제시했다"며 "우리 쪽 업무는 일단 자산을 매각해 스피디하게 거액의 CP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당시 신사업에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A 씨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이전과 2012년 말 이후 동양그룹의 자산 매각 과정에 상당수 관여했다. 강남쪽 김 대표의 사무실은 그룹 미래전략실 관리를 받지 않고, 별도로 운용이 되면서 현 회장 오너 일가와 '핫라인'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그룹 오너 일가의 구조조정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중심 역할을 해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날 김철 대표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의 구조조정 개입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그룹내 실세라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며 이는 다른 임원과 빚은 갈등에서 비롯된 오해"라며 "CP 문제, 동양매직 매각 딜 중단,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개입설 등은 모두 루머다"라고 그동안 제기된 설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A 씨는 동양그룹 CP 문제가 계열들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사주들과 주변 경영진들이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되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다.

A 씨는 "동양그룹 CP 문제는 시장에서 우려의 눈초리가 많지만, 차분히 구조조정만 진행되면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익을 생각해 머뭇거리기만 했던 사주나 주변 경영진들이 배제되고 새로운 법정관리인 하에서 구조조정이 추진되면 피해를 빠른 시일 안에 복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