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양시스템즈-미러스 합병 주목받는 이유 "김철 대표, 이혜경 부회장 신임 얻어 실세로 급부상"

김장환 기자공개 2013-10-11 10:09:48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0일 1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의 핵심 인물로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동양시스템즈와 미러스의 합병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당시 김 대표의 주도 하에 합병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이혜경 부회장의 신임을 얻기 시작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이력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김 대표가 그룹내 확고한 자리를 꾀차게 된 배경을, 미러스의 설립 전후 일련의 움직임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 동양시스템즈-미러스 합병..김철 주도, 이혜경 힘 실어주기

㈜동양 소수지분 외에 별다른 지배구조를 확보하지 못했던 이혜경 부회장이 그룹 내 주요주주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7월, 미러스와 동양시스템즈의 흡수합병 작업을 거치면서다. 당시 흡수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은 동양네트웍스 2대 주주로 단숨에 올라서게 됐다.

clip20131010163745

2010년 5월 설립된 미러스는 이 부회장과 자제들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던 소모성자제판매(MRO) 대행 회사다. 이 부회장이 42.9%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였고, 현정담·승담·경담·행담 네자녀가 각각 14.3%씩 지분을 골고루 갖고 있었다.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 자리에는 김철 씨가 올라 있었다.

2012년 7월 2일 동양시스템즈는 미러스를 흡수합병하고 현재의 동양네트웍스로 사명을 바꾼다. 당시 합병비율은 동양시스템즈와 미러스가 1대 6이다. 합병 후 이 부회장은 동양네트웍스 지분 6.45%를 보유한 개인 2대 주주로 올라섰고, 현재현 회장 지분은 10.18%에서 8.65%로 낮아졌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동양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동양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당시 합병을 이 부회장이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말한다. 동양그룹 한 관계자는 "현 회장 주변 임원들이 아버지 회사를 망가뜨렸다고 생각해 의사결정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듯하다"며 "당시 합병은 이 부회장이 직접 경영에 관여하기 위한 지분 확보 작업이었고 현 회장 측에서도 크게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 전반을 주도했던 것이 바로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다. 김 대표는 최근 자신의 실세설을 반박하는 자료를 통해 "구매총괄본부장부터 미러스 설립 및 동양시스템즈와 합병에 이르기까지 동양네트웍스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로서 사업을 주도해 왔다"고 말했다. 즉 동양네트웍스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분 확보 작업 자체가 김 대표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 미러스 통해 경영성과 인정받아

김 대표가 그룹의 실세 자리를 꾀찬데는 결국 동양네트웍스와 미러스의 흡수합병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거론된다. 특히 미러스 설립 후 단 1년 만에 엄청난 규모로 키워내면서 경영성과 역시 확실히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clip20131010163206

실제 미러스는 2010년 5월 설립 첫 해 매출이 296억 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2575억 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4억 원대 영업손실이 28억 원 흑자로 돌아섰고, 11억 원의 순이익도 냈다. 불과 1년 사이 10배 가량 외형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키웠다. 물론 그룹내 MRO 대행회사라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힘 실어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김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그룹 내에서 단번에 이 부회장의 최측근 실세 자리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에서 추진하던 구조조정 작업에 입김을 작용할 수 있었던 것도, 미러스 합병 작업을 통해 이 부회장의 신뢰를 확실히 얻었기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결론적으로 동양그룹 사태에서 제3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그의 반박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상황에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게 되면 기존관리인유지(DIP) 제도에 따라 김 대표가 관리인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1500억 원대 차입금(오리온 주식 대여)을 쥐고 있는 최대 채권자로 자리잡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 부회장과 이 여사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동양네트웍스 지배구도 개편 작업이 김철 대표 관리 하에 이뤄질 수 있다.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다고 여겨졌던 동양네트웍스가 고의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