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SK에너지·E1, 투자 매력도는 실적부진·동양사태·담합벌금 등 악재…시장 반응에 '촉각'
이승연 기자공개 2013-10-16 11:36:54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4일 14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와 에너지 업계를 대변하는 SK에너지와 E1이 나란히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SK에너지는 운영자금, E1은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두 회사 모두 상반기 회사채 수요예측 당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오버부킹을 기록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그러나 최근의 시장 분위기는 그때와 사뭇 다르다. 동양 그룹 사태가 회사채 시장을 위협하고 있고 정유와 에너지업계의 가격 담합 의혹으로 벌금형까지 내려졌다. 여기에 실적 마저 부진하다. 회사채 시장이 두 회사의 이러한 세가지 악재에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점유율 1위 SK에너지, 실적 부진…하반기 전망은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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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번 SK에너지의 회사채 수요예측 역시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유사들의 전반적인 실적부진과 함께 최근 기름값 담합 혐의로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모회사로 정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에너지는 분할 시점인 2010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저조해졌다. 2011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 6000억 원으로 분할 전인 2010년의 1조 4000억 원을 상회했지만 지난해 EBITDA는 6000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1년 새 63% 줄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2분기 영업이익은 387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3453억 원이 감소했다. 정제마진 약세와 분기 중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이 지속된 투자를 감행, 차입금은 늘어났다.
SK에너지는 2014년 7월 가동을 목표로 인천 콤플렉스 P설비 등에 약 1조 60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비의 50%는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나머지는 외부 차입을 통해 각각 조달했다. 2011년 5조 원에 달했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에 따른 현금유입으로 잠시 줄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올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유가격 담합 혐의가 적발되면서 서울중앙지법으로 부터 1억 5000만 원의 벌금까지 부여받았다. 액수가 크진 않지만, 기름값을 담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SK에너지의 변동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하반기 정유업종에 대한 전망이 밝아 부담은 한시름 덜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정유 부문은 중동 정정불안 지속, 하절기 드라이빙 시즌 도래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로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예상된다"며"정제 마진 역시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악재 E1, 차입금 분산 등 재무개선 가시화…금리밴드 '투자자 눈높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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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국제 LPG가격과 더불어 환율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폭이 큰 편이지만 나름 영업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올해의 경우 매출은 잠시 부진했지만 영업이익은 개선됐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1616억 원으로 전년도 3조4155억 원과 비교해 7.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75억 원으로 같은 기간 40%가까이 늘어났다.
이같은 결과는 국내 LPG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감소,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위축된 중계무역의 실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1998년부터 크게 늘어났던 LPG자동차 수는 대폐차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정부가 택지개발과 경제성이 없는 지방으로까지 도시가스 보급을 확대하면서 LPG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의 주요 가격 통제 대상 품목이기 때문에 규제나 정책 리스크 역시 LPG 업종의 실적을 좌우하는 요소다. 다만 1조 원을 상회하는 차입구조는 분산되고 있다. 단기차입금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1 역시 가격 담합에 의한 벌금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2억 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이런 악재 속에서도 지난 5월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당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금리밴드 상단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춘 게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E1은 이번 발행에서도 금리 밴드 상단을 개별민평금리보다 1bp 높게 설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 사태가 우량 회사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E1이 금리밴드를 시장 금리에 맞춘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양사태 영향?…우량 등급 위주로 자금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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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동양그룹의 유동성 이슈가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의 반응은 당초 우려만큼 크지 않은 편이다. 최근 동양 법정관리 신청 후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기업들이 모두의 우려를 깨고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다이모스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 대웅제약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취약업종임에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웅진사태에도 신용등급이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회사채 거래량의 70%이상을 AA급 우량 회사채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회사채 스프레드는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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