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증권, 정기예금 ABCP 공장…문제는 없나 [Market Watch]전체 2/3 차지, 3000억원 이상 대형 딜 주도
황철 기자공개 2013-11-05 17:11:22
이 기사는 2013년 10월 30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증권이 월평균 1조 원이 넘는 엄청난 양의 정기예금 ABCP를 시장에 풀고 있다. 5월 기업어음 규제 후 침체일로에 있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의 부활과 팽창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단일 SPC의 발행 규모도 몰라보게 커졌다. 1000억 원~2000억 원은 기본이고 지금까지 흔하지 않았던 3000억 원~4000억 원 짜리 빅 딜(Big Deal)도 여섯 번이나 주선했다.
NH농협증권은 과거 KTB투자증권과 함께 규제차익 상품으로 통하는 정기예금이나 신용파생상품 기초 ABCP를 고안하고 확산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KTB투자증권이 ABCP 영업을 축소한 후에는 별다른 경쟁 상대없이 독주하고 있다.
문제는 특정 상품이나 증권에 대한 일종의 쏠림현상이 위기 상황에서 신용리스크를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위험의 분산을 가로막아 시스템 리스크를 확대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 NH농협증권, 유동화 영업 재개..ABCP 시장 부활 선봉
5월 기업어음 규제로 발행이 뚝 끊겼던 정기예금 ABCP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규제에 대한 적응을 마친 증권사들이 8월 이후 영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약 석달간 나온 정기예금 ABCP 규모는 5조2439억 원(28일 현재)에 달한다. 올해 누적 발행량 8조8411억 원의 약 60%가 세 달 동안 쏟아졌다.
발행을 주도한 곳은 NH농협증권이었다. 이들은 8월 이후 3조3307억 원 어치의 정기예금 ABCP를 시장에 내놓았다. 전체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이 단일 증권사에 의해 구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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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SPC의 회차당 발행 규모도 독보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16개 SPC의 평균 발행 규모는 2081억 원에 달했다. 10월에는 디케이오제이차 4102억 원, 케이트러스트제팔차·시트오브드림제삼차 각 3085억 원, 시티오브드림제사차 3078억 원, 시티오브드림제오차 1246억 원 등 총 5건 중 4건이 3000억 원 이상 빅 딜(Big-Deal)이었다. 정기예금 규모가 이 정도로 크다는 뜻이다. 디케이오제이차의 경우 지난 1월 발행한 에이원버드 4308억 원 다음으로 발행량이 많았다.
이밖에도 8월 페닌슐라제이차와 하나우마베이가 각각 3084억 원 어치의 ABCP를 발행했다. NH농협증권이 주관한 정기예금 ABCP 중 단 세 건을 제외하곤 모두 1000억 원 이상의 규모를 나타냈다. 타 증권사의 경우 투자 수요를 감안해 대부분 수백억 원대 정기예금을 기초로 하고 있었다. 유동화시장에서 NH농협증권이 갖는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역으로 보면 상대적 고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ABCP의 폭발적 팽창을 야기할 수 있는 현상으로도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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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증권 다음으로 많은 정기예금 ABCP를 주선한 곳은 한화증권이었다. 8월 이후 6887억 원 어치의 정기예금 ABCP를 주선했다. 절대 규모에서는 NH농협증권에 크게 뒤쳐지지만 총 18개 SPC를 통해 가장 많은 건수의 발행에 나섰다. 향후 유동화 영업의 확대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
이밖에 메리츠종금증권 3290억 원, 동부증권 3091억 원, 우리투자증권 1551억 원 등의 순을 나타냈다.
◇ 특정 증권사 과도한 쏠림, 경계 목소리도
최근 정기예금이나 신용파생 연계 상품과 같은 규제차익 목적의 ABCP에 증권사의 신용보강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8월 이후 나온 정기예금 ABCP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 매입확약을 통해 현금흐름 부족에 따른 위험을 통제하고 있다. 주관 증권사가 신용보강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지만 별도의 증권사를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현재 증권사 매입확약이나 인수약정이 물량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기예금 원금에 대응한 ABCP가 아니라 별도 트랜치로 발행한 수억 원짜리 소액 물량을 대상으로 한다. 신탁수익권 운용수익이나 원천징수세액에 의해 발생하는 일시적 현금흐름부족을 통제하기 위해 발행한 물량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구조화의 근본적 위험을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처럼 AAA급 은행의 신용도만으로 안정성을 입증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기예금 ABCP 순발행 규모가 매주 7000억 원~8000억 원 이를 정도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증권사 입장에서 수익이 크진 않지만 박리다매로 손쉽게 영업할 수 있고, 은행 역시 대규모 수신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된 수요처가 최근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특정금전신탁이어서 기업어음 시장이나 증권업계의 다양한 위험 요인을 양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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