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밥캣 수장 교체 배경은 헬샴 전 사장, 임기 못채우고 퇴진..유럽 밥캣 부진 책임 영향
박창현 기자공개 2013-11-05 08:41:53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4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핵심 해외 자회사인 밥캣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전임 토니 헬샴 사장의 임기가 아직 남은 상태에서 단행된 인사 조치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업계는 밥캣 유럽 사업부문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장 교체라는 결단이 내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일 건설기계부문(Doosan Infracore Construction Equipment, DICE) 담당 신임 CEO에 스캇 박(Scott Park)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전임 토니 헬샴(Tony Helsham) 사장은 고문직으로 물러나게 됐다.
헬샴 전 사장의 임기는 원래 내년 2월까지였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임기 만료일보다 4개월 앞서 CEO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임기가 남아 있는 전임 사장을 퇴진시키고 새롭게 사장 인사를 냈다는 점에서 사실상 문책성 인사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이번 사장 교체 인사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 헬샴 사장의 일신상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헬샴 사장이 먼저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며 "여기에 신임 사장이 내년도 사업 계획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빠르게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DICE 관할 핵심 자회사인 밥캣 유럽사업 부문의 부진에 주목하고 있다. DICE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글로벌 건설기계 담당 조직으로, AP·E(아시아퍼시픽·이머징마켓),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NA·O(북미·오세아시아), 중국 등 4개 지역을 관장한다. 핵심 자회사인 밥캣이 바로 DICE 소속 사업부서다.
밥캣은 크게 '미국 밥캣(Doosan Infracore International, DII)'과 '유럽 밥캣(Doosan Holdings Europe Ltd, DHEL)'으로 구분된다. 지난 2007년 미국 소형건설기계업체인 밥캣을 인수할 당시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 역량 강화를 위해 미국과 유럽 권역을 독자적으로 관할하는 지주회사를 따로 설립했다.
헬샴 사장은 지난 2010년 두산인프라코어에 합류했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로 탈바꿈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지역별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밥캣 사업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이 임무로 맡겨졌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해외 건설 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밥캣 유럽 부문은 유럽 재정 위기 사태 직격탄을 맞으면서 만성적자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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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2514억 원과 343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유럽 밥캣은 헬샴 사장이 부임한 2010년에도 2739억 원 적자를 냈다. 2011년과 2012년 적자 규모가 393억 원, 187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다시 올해 상반기 480억 원 손실을 내면서 만성 적자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헬샴 사장이 유럽계 볼보건설기계(VEC) CEO로서 과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유럽에서의 부진이 더욱 뼈 아팠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2007년 밥캣을 50억 달러를 들여 샀지만 현재까지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이번 CEO 교체는 유럽 밥캣 부진 등 여러 복합적인 내부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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