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05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증권사 PB사업부 임원은 HSBC 은행의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지켜보며 못내 아쉬워했다. 철수 자체에 무슨 염려가 있어서가 아니라 핵심 PB를 빤히 알고도 놓쳐서다. 본사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은 탓이 컸다.아직 HSBC 은행이 2단계 명예퇴직 절차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증권사들의 은행 PB영입전이 예전같지 않다고 단정짓긴 이르다. 하지만 대형 증권사가 전반적으로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은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임원은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봤고 본사는 한발 물러섰다.
이 임원은 이미 업계 최고수준의 수익을 내고 있는 PB센터에 근무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고객 확보라고 지적했다. 고객확보가 전제돼야 장기적으로 수익이 생길 여지가 생기는데 고액자산가 시장일수록 레드오션이라 힘들다는 것이 요지였다.
실제로 스타 PB 중에는 1년에 신규 고객을 한 명도 못 만드는 경우도 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이 임원은 은행 PB보다 PB의 고객이 탐난 셈이다. 부동산이나 예금에 친숙한 보수적인 은행 PB 고객은 금융투자상품에 친숙한 고객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새로운 증권사 고객군이 될 수 있다.
증권사 역시 장기적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신규고객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증권사의 VVIP PB센터 핵심성과지표(KPI)에 수익이라는 단기지표 외에 고객 수라는 장기지표가 명시돼 있다. 올초에는 그 비중이 다소 늘어난 곳도 있다. HSBC 은행 PB는 그런 면에서 적극적인 공략 대상으로 충분했다.
물론 증권사 본사 입장에서 HSBC 은행 PB가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업황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 경력직 채용이 예전만 할 수 없다. 또 스타 PB의 관리자산이 400억~500억 원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있다. 과거 영입한 은행 PB가 기대치에 못 미쳐 조기 퇴사한 경험도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업황이나 관리자산, PB 능력치가 PB확보를 통한 신규고객이라는 장기지표보다 선행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 자산관리를 표방한 증권사라면 이번 기회를 놓친 것을 먼훗날 아쉬워할지 모른다.
은행업과 증권업간 협업으로 자산관리 영업에 나선 신한금융투자가 이번 HSBC PB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그래서 더 의미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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