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중공업, 자금 확충은 했지만… 노조 부분 파업 장기화 조짐..4Q 실적 타격 전망
양정우 기자공개 2013-11-12 10:13:57
이 기사는 2013년 11월 1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분기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던 S&T중공업이 계열사 S&TC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충했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실적 부진이 이어질 때를 대비한 선제 조치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중공업은 지난 8일 S&TC 주식 358만 9244주(지분 50.7%)를 619억 원에 S&T모티브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S&T중공업은 619억 원을 확보하고, S&T모티브는 S&TC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S&T중공업 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T중공업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50%(자본총계 8020억 원, 부채총계 4016억 원)로, 동종 업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왔다. S&T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음에도 최평규 회장이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한 무리한 확장을 지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S&T중공업의 실적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S&T중공업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104억 원보다 49% 감소했다. 매출액도 1882억 원으로 같은 기간 1985억 원에서 5% 줄어들었다. 전방 산업 침체로 인해 차량부품·공작기계·방산 등 주력 사업이 위축된 결과다.
|
이번 분기에는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되는 계열사 S&TC의 실적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 들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던 S&TC도 3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영업이익은 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39억 원에서 53% 감소했고, 매출액도 611억 원에서 447억 원으로 27%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TC를 넘기며 600억 원 가량을 확보한 건 실적 악화가 누적될 때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4분기 실적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노조 파업이 실적에 반영되는 4분기에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T중공업 사측과 노조는 아직까지 임금 단체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현재 S&T중공업 노사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이 대치하고 있다. 노조는 최소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기본급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S&T 그룹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에서 원재료 값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만 지속적으로 올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말부터 시작된 노조의 부분 파업은 직접적인 생산성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노조는 평일 8시간 생산은 유지하면서 대신 연장·휴일 근로 등 추가 근로를 하지 않는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다. S&T중공업은 생산직의 추가 근로 파업을 대신해 사무관리직을 투입하며 생산성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잡음이 생기고 있다. 노조 측은 "사무관리직이 투입되면서 제품의 불량률이 크게 높아졌고 쌍용자동차·타타대우 상용차 등 납품처에서 클레임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차적으로 생산성 감소에 따라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건 물론 불량 제품을 교환·반품하면서 처리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S&T중공업은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사무관리직의 초기 생산 물량에서 불량품이 발견된 점은 인정했다. S&T그룹 관계자는 "사무관리직이 생산직에 투입되면서 초기에 불량률이 늘어난 점은 맞다"며 "하지만 완성품에서 대한 자체 검사 이후 납품을 하기 때문에 납품처의 클레임이 늘었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S&T그룹 관계자는 "이번 S&TC 매각으로 600억 원 가량을 확보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S&TC를 S&T모티브의 계열사로 편입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게 이번 매각의 더 큰 취지"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Board Index/BSM분석]지주사 전환 현대지에프홀딩스, 역량 지표에 'CFO' 명시
- 셀론텍, 코오롱제약과 카티졸 공동 마케팅
- 한컴, 최신 기술·제품군 소개하는 AI 세미나 개최
- 국민연금 또 비토, 임종윤 포함 한미약품 이사 3인 반대
- 동남아 진출 세븐브로이, 태국 유통 1위 그룹 '맞손'
- [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와이어블, 지분·경영 승계 모두 마무리 '2세 경영'
- [큐로셀의 첫 '국산 CAR-T' 도전]킴리아 맞서는 큐로셀 전략 '생산·가격'…'치료거점' 한계 과제
- 엑시노스 비중 늘리는 삼성, '3가지' 기대효과
- [보험경영분석]하나생명, 흑자전환 이끈 포트폴리오 전환과 세법 개정
- [보험경영분석]카카오페이손보, 매출 100배 증가했지만…수익구조 한계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IPO 모니터]컬리, 재시동 분위기 고조…주관사 '신중모드' 고수
- [IB 풍향계]달라진 지배구조 재편 코드, 밸류업 '정조준'
- [IB 풍향계]미래에셋 스팩 전략, IPO 팀별 차별화 '눈에 띄네'
- [케이뱅크 IPO]동종업종인데 다르다? 카뱅과 '선긋기' 먹힐까
- 미래에셋증권, '곽태환 본부장' 커버리지 헤드 선임
- [IPO 모니터]메가존클라우드, '옛 주관사' 한투증권 등질 수 있나
- [IB 풍향계]'PF 리스크' 엠캐피탈 투자..."메리츠가 메리츠했다"
- [IB 풍향계]퓨리오사AI vs 라벨리온, 미래에셋의 선택은
- [IPO 모니터]오너 콜옵션 자금확보 이피캠텍, 상장 '드라이브'
- 김성환 한국증권 사장, IB 헤드 빈자리 스스로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