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2월 02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AA급의 우량 회사채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채 시장의 회복세는 LG전자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장이 경색됐을 때 활기를 불어넣는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앞선 두 번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기관 투자가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30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시장 침체를 이유로 회사채 발행을 꺼렸던 발행사들은 LG전자 발행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물량을 쏟아냈다.
올해 7월 미국의 출구 전략 여파로 금리가 치솟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외면하고 있던 상황에서 LG전자는 2000억 원의 물량을 시장에 내놨다. 동급 회사채는 물론 AAA급 회사채도 수요예측에서 물을 먹고 있던 터라 LG전자의 성공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를 비웃듯 수요예측에는 7400억 원의 희망 수요가 금리 밴드 안에 모두 들어왔다.
이후 잠자던 수요가 깨어나면서 발행 일정을 미루거나 포기한 발행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재추진했고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 행렬을 이어갔다. LG전자의 회사채 발행에 시장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랬던 '시장의 활력소'도 최근 들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무디스가 LG전자의 내년도 신용 전망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한 데 이어 야심차게 추진한 모바일 사업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소속 헬기가 아파트와 충돌하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덮쳤다.
무디스가 우려한 건 바로 모바일 사업.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될 당시 초기 대응이 늦어 '만년 3위'라는 불명예를 달았다. 2011년 옵티머스 LTE를 출시하면서 옵티머스G, 옵티머스G PRO 등의 제품을 통해 역전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 여름 G2를 앞세워 명예회복에 나섰지만 높은 기술력만 인정 받았을 뿐 실적은 뒷걸음 쳤다. 3분기 LG전자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보다 8.8%, 54.6% 줄었다. 모바일 사업에서 8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 게 결정타였다. LG전자 측은 마케팅 비용을 늘려 시장 선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공격적인 홍보에도 사려는 소비자가 많지 않았단 얘기다.
LG전자는 최근 G시리즈의 창시자 박종석 前 모바일 사업 본부장을 부사장직에 앉히면서 해당 사업에 더욱 힘을 주는 모습이다. 시장의 우려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내년에도 어렵다는 회사채 시장에서 LG전자가 또 다시 활력소로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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