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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철강업, 차입금 통제가 필요하다 [Credit Outlook]중국 및 전방산업 수요 둔화 지속…차입의존도 높아져 재무부담 확대

민경문 기자공개 2014-01-07 15:16:05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6일 08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내년에도 공급과잉과 수요 부족이라는 악조건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증설 투자 이후 공급 물량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국내외 수요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 시장의 수요는 줄었고 자동차를 제외한 조선,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상당수 국내 철강회사들은 영업 마진 개선이 불투명해 증설 투자로 인한 차입금을 상환하기도 급급한 실정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주요 전방 수요산업의 업황, 고정거래처 확보 등에 따라 철강회사간 실적 차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시장 및 전방산업 수요 둔화세 지속 전망

NICE신용평가는 국내 철강산업의 내년 산업위험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선진국의 수요는 기저효과 및 경기회복 등으로 개선되겠지만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성장이 둔화될 전망이어서 전체적으로 제한적인 성장을 예상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 해 2%에 머물렀던 세계 철강재 소비 증가율은 2013~2014년 3%대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2012~2013년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유럽지역 소비가 플러스로 전환됐고, 북미 지역 역시 지난 해 0%에서 올해 3%대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긍정적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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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시장의 소비 둔화가 이를 상쇄한다. 중국의 철강 소비는 올해 6%대 증가했지만 내년에는 3%로 절반 가량 둔화될 전망이다.

자동차를 제외한 조선, 건설, 가전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철강업계에는 우울한 소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조선산업의 경우 수주가 본격적인 건조로 이어지기까지 약 1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 수주량 확대 추세가 철강재 소비증가로 연결되는 것은 내년 4분기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NICE신용평가는 "자동차, 건설, 조선, 가전 등 전방수요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등 주요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철강기업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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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3개국 공급과잉 심화로 수익성 저하 가속

철강시장의 공급과잉 상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세계 조강 생산량의 57%, 조강 소비량의 54%를 점하고 있는 동북아 3국(중국, 일본, 한국)의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2억 톤 내외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잉여생산능력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수급 환경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현대하이스코의 당진2냉연공장(냉연강판 150만톤) 준공, 현대제철의 당진 3고로(열연강판 200만톤, 후판 200만톤) 준공, 포스코의 포항 제 3 FINEX(열연 200만 톤) 및 10월 광양 4열연(열연강판 330만 톤) 준공 계획 등으로 생산능력이 단계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다.

국내 철강재 전체 수출량에서 3분의 2 내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이다. NICE신용평가는 "2011년 한국의 철강 순수출국 전환으로 아시아시장에 대한 일본 및 중국 철강사들과의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라며 "결과적으로 철강회사들의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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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 재무부담 증가, 적절한 통제 필요"

신용평가사들은 철강업계의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지속 등을 감안할 때 내년 국내 철강사 실적도 뚜렷한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엔저효과로 일본 철강재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한 점도 국내 철강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이는 현금 창출력 저하로 이어져 투자금의 외부 차입 의존도를 높이는 등 재무 부담을 확대시킬 거란 예상이다.

동부제철은 전기로 투자(약 1.3조 원)에 들어간 차입금 등 금융비용을 영업현금흐름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지난 11월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당진부두 파이낸싱 등을 포함한 자구책,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이 원활히 진행돼야 단기 유동성 대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영업경쟁력 개선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 역시 차입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후판 부문의 실적부진으로 지난 6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현재로서는 후판업황의 뚜렷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중단기적으로 신용위험 확대 상태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내년 초 완료를 목표로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기반 다각화와 생산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합병 추진이 현대제철의 신용도에는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하이스코 차입금의 이관, 특수강부문에 대한 투자 부담, 고로투자의 대규모 자금 소, 특수강 부문 투자 부담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 연구위원은 "증설 강종 수익성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회수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1단계 증설 이후 2~3년이 지난 지금, 증가한 재무 부담에 대해 적절한 통제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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