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2016년 약속' 질주 시작됐다 [2014 승부수] 30만대 판매·매출 6조 목표..글로벌 개척 '관건'
김장환 기자공개 2014-01-08 08:50:00
[편집자주]
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7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자동차업체 중 쌍용차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기업이 또 있을까. 1960년대 국내 최초로 대형버스를 생산하고 '코란도', '무쏘' 등 밀리언셀러로 손꼽히는 차종의 제조자로 명성을 두둑이 쌓아왔지만 지난 15년간 주인이 네 차례나 바뀌는 비운을 겪었다.첫 위기가 찾아온 것은 1998년. 대우그룹으로 '적'을 옮겼지만 곧바로 외환위기(IMF)를 맞으면서 회사가 공중분해됐다. 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이후 2004년 중국 상하이차를 주인으로 맞았지만 불과 4년 만에 버림을 받았다. 수년간 자리를 잡기는커녕 고비에 고비만 가득했던 나날이 이어졌다. 목표도 못 잡고 정처없이 떠돌기만 했다.
그런 쌍용차가 비로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올해 내놓은 '프로미스(Promise) 2016'이란 중장기 계획안이 눈길을 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안주인으로 맞이하고 처음 내놨던 계획들이 단순 '정상화'에 급급한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확실히 다른 방향성을 갖췄다. 올 한해는 그야말로 쌍용차에게 '성장'의 시작을 알리는 원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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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가 신년을 맞아 선포한 '프로미스 2016' 계획의 중심에는 2016년까지 내외수 포함 글로벌 판매량을 30만 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가 자리잡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 6조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3조 원대 초반으로, 향후 3년 동안 외형을 두 배 가깝게 키워야 한다.
'30만 대' 목표치가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쌍용차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거론되는 자동차 판매량은 16만 대 수준이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총 14만 5649대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30만 대 목표치는 단순 순이익 '흑자 전환'을 뛰어넘어 수 백억 원대 순익을 거두는 회사로 거듭난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까지 쌍용차의 성장세를 보면 '프로미스 2016' 계획안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제자리 걸음만 하던 이전과 달리 근 몇 년 사이 확실히 다른 차종,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신차들을 내놓으며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란도 패밀리브랜드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8월 출시한 '뉴 코란도C'는 시장의 호평을 얻으며 판매대수를 크게 늘려나가고 있다. 고급 차종인 '채어맨W', 다인승 다목적 레저차량인 '코란도 투리스모' 등도 국내에서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라인업의 부실을 만회하기 위한 신규 차종 론칭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올해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100'과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개발 프로젝트 등이다. 2015년 X100을 시장에 내놓게되면 기존 차종들과 더불어 본격적인 차량 판매율 확대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도 모은다.
다만 쌍용차가 제시한 중장기 목표 계획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있다. 바로 '글로벌' 판매대수를 높이는 일이다. 아직까지 쌍용차는 해외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해외에서 '잘 팔리는' 지역으로 러시아, 칠레, 스페인 등 몇 안되는 국가가 손에 꼽힐 정도다. 빠른 시간 안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없이는 30만 대 판매 목표도 먼 꿈일 수밖에 없다.
쌍용차 역시 '프로미스 2016'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대어'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의 경우 상하이차와 결별 이후 주춤했던 성장세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자동차의 본고장 북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는 곳이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큰 작업이기도 하다.
올해의 시작은 쌍용차에게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다. 신규개발 차종의 성공과 글로벌 진출 확대 등에서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수익면에서도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만약 올해마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면 시장에 내뱉은 2016년의 약속은 '희망사항'으로 끝날 여지가 높다. 2011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이후 제시한 목표들이 '걸음마'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질주'해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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