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6개월 일찍 산 이유 에비타 배수 12배에 인수… 6개월 조기 인수 감안하면 콜옵션가에 산 셈
정호창 기자공개 2014-01-21 09:55:41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0일 1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벨기에 주류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인베브)가 국내 맥주업체인 오비맥주를 에비타 배수(EV/EBITDA) 12.1배 가격에 되산 것으로 분석됐다. 매각자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이하 어피너티-KKR)와 약속한 콜옵션 행사가(에비타 배수 11배)보다 조금 더 비싼 값을 지불한 셈이다.이는 어피너티-KKR이 AB인베브의 콜옵션 행사기간 보다 6개월이나 앞서 오비맥주를 매각함에 따라 발생되는 기업가치 하락 분을 거래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오비맥주의 수익성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에 조기 매각을 수용하면 어피너티-KKR이 기회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2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어피너티-KKR로부터 오비맥주를 58억 달러(한화 약 6조 1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보다 정확히는, 이번 거래의 대상은 오비맥주가 아니라 오비맥주를 보유한 투자목적회사(SPC) 몰트홀딩의 지분 100%다. AB인베브는 지난 2009년 어피너티-KKR에 오비맥주를 매각하면서 지분을 재매입 할 수 있는 콜옵션을 받았다. 이 콜옵션은 올해 7월부터 행사가 가능했지만, AB인베브는 조기 인수를 요청하고 매각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거래가 6개월 이상 빨라졌다.
AB인베브가 보유한 콜옵션 약정으로 부여받은 재매입 가격은 에비타 배수(EV/EBITDA) 11배다. 거래 당사자들이 밝힌 오비맥주의 지난해 에비타는 5290억 원이다. 콜옵션 조건을 적용하면 오비맥주의 기업가치(EV)는 5조 8190억 원으로 산출된다.
하지만 AB인베브가 이번에 지불하기로 한 금액은 6조 1700억 원에 달한다. 오비맥주의 2012년 순부채는 2300억 원 정도다. 오비맥주가 2013년에도 이와 유사한 재무구조를 유지했다면 이번 거래에 반영된 오비맥주의 기업가치(EV)는 6조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에비타 배수(EV/EBITDA)는 콜옵션 조건보다 높은 12.1배로 계산된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조기 인수하면서 콜옵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한 셈이다. 하지만 자세히 분석해보면 이 가격은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반영해 콜옵션 조건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세심한 조율을 통해 산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약속보다 6개월 먼저 AB인베브에 오비맥주를 매각하면서 2013년 에비타를 기준으로 에비타 배수 11배로 거래 가격을 산정하면 어피너티-KKR은 손해를 보게 된다. 오비맥주의 실적이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2014년 에비타는 전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콜옵션 행사기간인 올해 7월 이후 거래 가격을 산정했다면 기준이 되는 에비타 수치가 달라졌어야 하는 셈이다.
오비맥주의 2013년 에비타는 전년에 비해 25.8% 증가했다. 2012년에도 전년에 비해 21.5% 상승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매각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에비타 증가율은 110%에 달한다. 연 평균 22% 성장한 셈이다.
이를 적용하면 오비맥주의 2014년 에비타는 6450억 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 경우 AB인베브의 콜옵션 상 오비맥주의 기업가치(EV)는 7조 1000억 원에 육박하게 된다. 이 정도 금액은 아닐지라도 만약 AB인베브가 당초 약속처럼 올해 7월 이후 콜옵션 행사를 요청했을 경우 2013년 에비타를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보다는 거래 가격이 올라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AB인베브와 어피너티-KKR은 현 시점 거래가격을 올해 7월 기준 예상 거래가에 맞춰 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비타 상승률은 연간 증가율을 20%로 보고 6개월 조기 인수를 감안해 2013년 에비타 보다 10% 증가한 수치를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산식을 반영하면 거래 기준이 되는 에비타는 5819억 원으로 산출된다. 이를 기업가치(EV) 6조 4000억 원과 비교하면 에비타 배수(EV/EBITDA)는 정확히 11배란 계산이 나온다.
AB인베브는 이런 방식의 거래가 산정에 동의하고 6개월 조기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선 조금 비싸게 사는 셈이지만, 6개월 후 오비맥주의 수익성 향상률이 지금보다 높다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오비맥주의 차입금이 크게 줄게 되면 AB인베브가 지불해야 할 지분 인수가격이 올라가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