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생 종목형 ELS에 '녹인 공포' 엄습 포스코·삼성증권 등 30여개 주의종목.. 2, 3월 만기물량 8414억
송종호 기자공개 2014-02-10 09:24: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6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주가하락이 계속되면서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녹인(knock in·원금손실 발생 기준가격)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만기를 눈앞에 두고 녹인 위험에 노출된 ELS들이 많아 증권사들이 헤지물량을 대거 매도할 경우 주가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6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녹인 구간에 진입했거나 근접한 ELS의 기초자산은 포스코와 삼성증권, SK이노베이션 등 30여 개에 종목에 달한다.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중 올해 만기물량은 2조 4834억 원에 이른다.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발행은 공모형 기준으로 2011년 3조 1000억 원, 2012년 2조 6000억 원, 2013년 1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이 시기 설정 물량의 90%가 2년 초과~3년 미만 만기 상품으로, 당장 2월과 3월 8414억 원 규모의 만기 물량이 몰려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1년에 설정된 종목형 ELS가운데 60%만이 조기상환됐다"며 "조기상환되지 않은 나머지 ELS가 만기도래 시점에 대규모 녹인 구간에 근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발행사의 헤지물량은 최악의 경우 발행규모에 버금가거나 넘을 수도 있다"며 "헤지물량의 시장출회가 기초자산으로 삼은 종목의 가격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LS는 약정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채권과 옵션 등을 가지고 운용하지만 만기가 가까운 상태에서 녹인 구간에 근접할 경우 기초자산의 종목을 청산하는 방식으로 손실분을 해소한다. 즉, 만기에 종목을 청산해야 하는 발행사는 만기 직전 녹인 구간에 근접한 ELS가 많을수록 2~3개월 전부터 물량출회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려 한다. 녹인 구간에 들어간 직후에 만기가 닥치면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1900선을 이탈하면서 종목 하락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가가 하락하면서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헤지물량이 출회되면서 다시 기초자산의 종목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녹인에 들어간 ELS의 만기물량 출회가 겹치면서 수급변수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일 삼성증권 주가가 7.01%로 급락해 2005년 11월 4일 이후 처음으로 4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것도 이 같은 만기물량 출회 영향이 컸다. 삼성증권의 경우 2011년 2월 9만 원 대까지 주가를 형성한 바 있어, 이 시기 삼성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는 이미 녹인 구간에 진입한 상황이다. 현재 7만 5000~8만 원 수준에서 설정된 ELS도 기준가 대비 48.6%의 하락률을 기록해 녹인 ELS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주가 하락이 다른 기초자산의 주가를 연쇄적으로 끌어내릴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은 "이미 녹인된 ELS의 기초자산이 삼성증권이나 포스코 등과 묶여 2스톡 형식이 많다"며 "2011년 설정 당시 삼성증권이나 포스코 등과 함께 기초자산으로 편입된 기업은행, 우리투자증권, 현대제철 등도 주가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ELS 매도 물량 때문에 같이 편입된 기초자산의 종목 주가도 하락하고, 이들 종목을 담고 있는 또 다른 ELS들이 줄줄이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기준가격 대비 하락률이 35~45%에 분포한 종목의 헤지물량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녹인 구간에 들어가는 가격 수준이 기준가 대비 65~55%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가 대비 35~45% 하락한 종목의 헤지물량에 따라 기초자산의 종목 주가를 더 끌어 내려 녹인 구간에 들어가는 ELS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가 대비 하락률이 35~45%에 들어온 종목은 포스코가 2133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1047억 원), SK이노베이션(1045억 원) LG화학(694억 원), 현대중공업(954억 원), S-Oil 813억 원, GS건설(673억 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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