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가치투자, 정의 바꿔야 한다” [thebell interview]윤창보 아이앤투자자문 대표
이상균 기자공개 2014-02-14 09:54: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0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창보 아이앤제이투자자문 운용부문 대표(사진)의 이력은 화려하다. 1989년 한화증권에 입사한 이후 25년 동안 유수의 자산운용사를 거쳐 왔다. 펀드매니저 경력으로 따지면 업계에서 최고참급에 속할 정도다. 이런 윤 대표가 갑작스럽게 투자자문사로 옮겨간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의아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마음만 먹으면 대형 자산운용사의 CEO에 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투자자문사로 옮겼으니 말이다. 가뜩이나 투자자문사의 몸값이 떨어질 상황이라 의구심은 더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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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저금리 고령화시대가 다가오면서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운용의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봤다"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현재의 영업형태로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현재 자산운용사들의 운용방식에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코스피 대비 1~2%p 이상의 수익률을 얻는 것을 목표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은 ETF나 인덱스펀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은행 예금이 아닌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의 리스크를 보전해줄 수 있는 수익률을 원하기 때문"이라며 "정형화된 코스피 플레이가 아닌 절대 수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의 투자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다. 우선 그는 가치투자의 정의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모든 투자가 가치를 동반하는 가치투자에 속한다"며 "가치투자에 활용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은 투자의 지표일 뿐인지 가치투자의 절대 기준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가 내놓은 투자전략은 개별 기업에 대한 조사 분석을 통해 투자종목을 발굴하는 바텀 업(bottom-up) 투자다. 윤 대표는 "대형 자산운용사 시절부터 투자를 검토하는 기업의 CEO나 CIO를 직접 만나 정보를 얻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애널리스트를 데려가지 않고 혼자가면 얘기를 더 잘해주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윤 대표의 투자방식은 크게 성장형과 가치형으로 나눠진다. 성장형은 스마트폰과 LED, 의료, 홈쇼핑 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윤 대표는 "기업이나 산업이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갔을 때 투자하는 것으로 실제 투자기회는 흔치 않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성장형 종목은 LED 조명에 서울반도체, 인터넷 쇼핑에 인터파크 등이다.
그는 "한때 6만원이 넘던 LED 조명이 이제는 6000원대까지 떨어졌고 선진국들은 전기료 감면을 위해 LED 산업에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LED 원천기술을 지닌 서울반도체는 포스코ICT를 통해 포스코의 전 공장에 LED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LED 조명업체는 전세계에 LED 공급이 완료될 때까지 성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표는 인터파크 투자를 위해 5번이나 직접 회사를 찾아갔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투자 이후 3개월 동안 주가흐름에 변동이 없어서 애를 태웠지만 결국 투자 7개월만에 상승하기 시작해 100% 이상 올랐다"며 "당시 회사 펀드의 수익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인터파크를 주목하게 된 것은 이 회사가 아마존과 비슷한 사업모델을 지녔기 때문"이라며 "연간 매출변화를 살펴보니 비행기 티켓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이를 통해 판매력을 갖춘 뒤에는 해외 유명호텔과의 연계 서비스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가 정의하는 가치형 투자는 PBR과 PER이 낮고 시장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업체를 말한다. 그는 "투자의 70~80%가 가치형에 해당한다"며 "이중에서도 수익 모멘텀 회복이 가능한 업체를 골라 투자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장기투자가 무조건 정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랜 기간 투자한다고 해서 장기투자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며 "매년 이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장기투자"라고 말했다.
투자 철학이 분명한 윤 대표는 고객 일임자산을 통해 투자하는 포트폴리오의 숫자를 20~30개씩 가져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개 계좌당 들어오는 자금이 고작 1~3억 원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10~12개 정도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윤창보 아이앤제이투자자문 대표
△1989.7~1996.8 한화증권 주식부/파생상품부 과장(상품주식 운용)
△1996.8~1998.4 한화투자신탁운용 운용부 차장(주식형펀드 운용)
△1998.4~2000.9 LG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 팀장(주식형펀드 운용)
△2000.10~2005.10 튜브투자자문(주식형펀드 운용 및 운용총괄)
△2000.10~2003.3 튜브투자자문 CIO
△2003.4~2005.10 튜브투자자문 CEO
△2005.11~2007.6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CIO(주식형 운용총괄 및 자산운용전략)
△2008.7~2013.10 GS자산운용 CIO(주식형/채권형 운용총괄 및 운용전략)
△2013.10~현재 INJ투자자문 운용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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