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디레버리징 종료…자산확대 경쟁? [은행경영분석]①기업 대출수요 활발·은행채 순발행 전환…"中企 위주 자산확대"
안경주 기자공개 2014-02-18 09:03:12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7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은행들이 디레버리징을 마무리짓고 자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대출자산 성장 목표도 예년에 비해 높게 잡았다.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931조 397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 2.8%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대출자산은 소폭 확대됐다. 4대 은행의 지난해 여신성장률은 3.94%로 전년동기대비 2.39%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의 외부자금 조달에서도 간접금융 시장 비중이 늘어났다. 간접금융과 직접금융 비중의 차이는 2008년 20.9%포인트였으나 2009년 -49.9%포인트로 역전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자금을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했다는 뜻이다. 자금조달 방식의 비중차는 2010년 -32.5%포인트, 2011년 -10.4%포인트, 2012년 -42.8%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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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 미국 양적완화축소 우려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직접조달이 축소되면서 기업들은 은행 대출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기업의 자금조달방식 가운데 은행 대출은 48.8%인 반면 직접조달은 49.2%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늘었다.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정책으로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세를 보면 더욱 확연해진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대출은 7.28% 증가했으며 하나은행은 6.72%, 우리은행은 5.05%, 국민은행 1.50% 각각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앞세워 중기·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크게 늘리도록 독려하면서 중소기업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채 발행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연간 순발행을 기록했다. 2013년 국내 은행채 발행 규모는 총 79조 5880억 원으로 전년(68조 7140억 원)대비 10조 8740억 원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만기 도래 물량은 7조 원 감소한 66조 1890억 원에 그쳤다. 13조 3980억 원의 순발행을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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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접금융 비중 확대… 은행채 순발행 기조 전환
이는 금융위기 이후의 디레버리징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춰 은행들은 올해 대출자산 성장 목표를 크게 늘려 잡았다.
하나은행은 대출자산 성장 목표를 8%로 정했다. 신한은행은 6%,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5% 안팎의 성장 목표를 각각 세웠다. 중소기업 지원 확대정책에 따른 수요와 함께, 설비투자 등에 따른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설비투자 증감율을 보면 2010년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상반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8%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미뤄왔던 노후설비 교체 및 보수 수요 증가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고,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정책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수요가 중소기업 위주여서 선별적 자산 확대가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여전히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수월하다"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사실상 은행의 여신심사도 통과하기 어려운 만큼 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공기업 부채감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도 은행 대출자산 성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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