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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연봉, 현대차보다 기아차가 많은 이유는? '턴 어라운드' 성과보상 차원…비등기 임원 급여 '비공개' 효과도

권일운 기자공개 2014-04-04 10:31: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1일 11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 사장의 연봉이 현대자동차 사장 연봉보다 3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란 한 지붕에 속한 동종업체 사장끼리의 급여 차이가 현격하다는 점도 관심사지만, 2위 업체 사장이 1위 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 점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해 각자대표를 맡고 있는 이형근 부회장에게 14억 9400만 원, 이삼웅 사장에게 11억 9500만 원의 급여를 각각 지급했다. 재경본부장인 박한우 부사장은 8억 1200만 원을 받았다.

현대차는 오너인 정몽구 회장에게 56억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18억 3200만 원을 받았다. 현대차는 등기임원 보수한도를 기아차보다 50억 원 많은 150억 원으로 설정한 덕분에 이들의 급여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현대차 각자대표인 김충호 사장과 윤갑한 사장은 각각 8억 9900만 원과 8억 9400만 원을 받았다.

등기임원

이번에 공개된 등기임원 급여 내역을 살펴보면 기아차 임원의 연봉이 현대차 임원보다 더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사장 직급끼리 비교해 보면 이삼웅 기아차 사장은 현대차의 김충호 사장과 윤갑한 사장보다 3억 원을 더 받는다. 부회장 등기임원이 없는 현대차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형근 부회장은 오너 일가를 제외한 현대차그룹 '연봉 킹'에 등극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임원별 급여는 사내에서도 공유하지 않는 정보라 공개 대상이 아닌 임원들의 금여 액수는 알 수 없다"면서도 "통상 급여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직급과 근속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직급일 경우 기아차 임원들의 근속기간이 더 길고,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이형근 부회장은 1977년 현대차에 입사해 올해로 34년 째 현대차그룹에 몸담고 있다. 이 부회장 다음으로 근속연수가 긴 임원은 1980년에 입사한 김충호 사장이다. 그 뒤에는 1984년 입사한 윤갑한 사장이 있다.

현대차그룹 등기임원 사장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이삼웅 사장은 1985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세 사장들 가운데 가장 입사가 늦다. 육군 장교로 복무한 경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연배(1952년 생)상 김충호 사장(1951년 생)이나 윤갑한 사장(1958년 생)과 근속 기간이 현격하게 차이난다고 보긴 어렵다.

결국 현대차 측의 "직급이 같고 근속연수가 비슷한 임원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 간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동일 직급의 임원들만 하더라도 근속연수와 연봉이 비례한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현대차 - 기아차 임원 간 급여에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아차의 임원이 맡고 있는 업무 부담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회사 규모는 현대차가 기아차를 훨씬 앞서지만 울산에 상당한 기능이 집중돼 있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사업장별 특성이 천차만별인 탓에 관리감독이 쉽지 않다는 이유다.

기아차가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도 임원들의 급여를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던 기아차가 K시리즈와 쏘울, 쏘렌토 등으로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현대차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했다는 점에 대해 보상이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임원 상당수가 급여 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기아차 임원 연봉이 많아 보이는 효과를 나타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등기 임원은 9명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비등기 임원까지 포함하면 현대차의 임원이 268명으로 기아차보다 100명 많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회장만 7명이지만 모두 정의선 부회장 외에는 비등기인 탓에 급여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의 직원 평균 연봉은 9400만 원으로 동일했다. 평균 근속연수는 기아차가 18.2년, 현대차가 16.8년이다. 통상 과장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는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고, 이들 직원의 대다수가 생산과 판매 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호봉제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 직원들의 급여는 현대차가 소폭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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