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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합병 후 영업 시너지 제로? [건설리포트]②호반건설산업 흡수 후 이익률 추락...일감 몰아주기 여전

길진홍 기자공개 2014-04-16 09:11: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0일 09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의 호반건설산업 흡수합병은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호반건설은 2012년 말 지주사격인 호반건설산업을 통합해 수직계열화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갖추고, 자본확충 효과를 누렸지만 영업 차원에서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병으로 호반주택, 호반하우징, 호반토건, 호반리빙 등 다수의 시행 자회사를 거느리게 됐지만, 매출과 수익증대 등 영업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합병을 전후해 관계사가 확보한 택지에 호반건설이 시공을 도맡는 사업 전략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감 규제 피해 영향력 확대

호반건설은 지난 2012년 호반건설산업을 흡수합병했다. 신주 34만 9447주를 발행해 대주주인 김상열 회장과 아들인 김대현 씨 등이 나눠가졌다.

김 회장은 합병으로 호반건설과 호반건설산업으로 구분해 보유하던 지분을 통합하고,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췄다. 지분율도 종전 25%에서 29%로 늘었다. 비오토(현 호반비오토)의 대주주인 김대현 씨도 호반건설에 대한 영향력을 4% 이상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수직계열화는 호반건설이 호반건설산업 또는 호반건설산업 자회사로부터 일감을 제공받던 사업 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오너인 김 회장을 시작으로 호반건설산업→호반건설→김 회장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끊기고 단순해졌다.

이전까지는 지배구조 정점인 호반건설산업이 호반건설에 일감을 주고, 양사의 대주주인 김 회장이 이익을 챙기는 구조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금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해당한다. 자본금도 대폭 늘었다. 합병에 따른 자본잉여금(2238억 원) 유입으로 자본총계가 7225억 원으로 불었다. 부채비율도 소폭 떨어졌다.

호반건설 합병 후 지배구조 변화

◇호반건설 시공 독식...영업이익률 6%로 급감

지배구조를 단순화했지만 영업 방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호반건설은 계열 법인으로부터 택지를 공급받았다. 택지를 공급해주는 대상이 관계사에서 자회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외생변수에 취약한 낡은 사업 구조는 결국 원가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9584억 원으로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 침체에도 불구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08억 원, 1091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합병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초라한 실적이다.

호반건설은 합병전인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영업이익 1961억 원에 순이익 1598억 원을 올렸다. 합병 후 1년 동안 영업이익과 순익이 각각 69%, 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1%에서 6%로 뚝 떨어졌다.

호반건설 영업이익 추이
(자료: 감사보고서, *2013년 호반건설산업 합병)

수익성 저하는 매출원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원가율이 76%에서 90%로 올라섰다. 주로 분양원가 상승이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날로 심화되는 택지경쟁도 채산성 악화를 거들었다.

작년 순익에서 합병 후 자회사에 편입에 따른 지분법 이익을 드러내면 순익은 500억 원이 되지 않는다. 순익 규모가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다시 돌아왔다. 호반엔지니어링, 아이씨앤개발 등의 일부 자회사는 지난해 적자를 봤다. 결국 지난 1년간 실적을 놓고 보면 합병 후 영업 시너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합병은 정부 시책에 부응해 방만 경영 등을 지양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 종송회사 지분법 손익
(자료: 감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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