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캥거루본드 성황 '최초·최대·최저' [Korean Paper]금융위기 이후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투자자 9억 달러 가량 몰려
서세미 기자공개 2014-04-11 10:14: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0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두 번째 캥거루본드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물(Korean Paper) 최초로 5년 만기로 발행, 금융위기 이후 최저 가산금리 수준에서 조달했다.틈새 시장 공략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다른 발행사들이 글로벌본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이 수출입은행은 올해 발행이 없었던 호주달러 시장을 파고들어 많은 투자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평이다.
◇ 수출입銀 캥거루본드, 최초·최대·최저 달성
한국수출입은행은 9일 오전 5억 호주달러 규모로 5년 만기 캥거루본드 발행을 마쳤다. 처음으로 호주 달러화 시장을 찾은 2012년 7월 이후 1년 9개월 만의 발행였지만 투자자들이 몰린 덕에 예정보다 2억 달러를 증액 조달했다.
발행 규모를 늘리면서도 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종 발행금리는 호주달러 스왑금리(BBSW)에 108bp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4.5% 금리에 3억 달러 상당의 고정금리채와 2억 달러 변동금리채를 발행하게 된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번 발행금리는 미국 달러로 환산했을 경우 리보(LIBOR)에 77bp를 가산한 수준이다. 쿠폰금리는 4.5%이며 일드(yield)금리는 4.69%다.
수출입은행측은 이번 캥거루본드 발행을 놓고 '최초', '최대', '최저'라는 3개의 수식어를 붙였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한국 발행사 중에서는 최초로 5년 만기로 캥거루본드를 발행했고 발행 규모 역시 한국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계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됐다는 점도 강조할 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한국남동발전이 3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7년물을 발행한 이후 7개월 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 틈새시장 공략…투자 수요 선제적 확보 성공
수출입은행이 이처럼 성공적으로 캥거루본드 발행할 수 있었던 데는 틈새 시장 공략이 유효했다. 수출입은행은 다른 발행사들이 글로벌본드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타 선제적으로 호주달러 시장을 공략, 비교적 쉽게 투자자 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호주달러 시장을 예의주시해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넌딜로드쇼(NDR)을 통해 투자자들을 만나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 힘썼다. 주관사는 ANZ은행, BofA메릴린치, HSBC, 도이치증권 등이 맡았다.
로드쇼를 통해 수출입은행은 한국물에 대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2년 이후 A급 이상 국제 신용등급을 보유한 국내 정책기관들과 은행들의 캥거루본드를 꾸준히 발행하면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농파진 상태였다.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던 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발행을 결정했다. 최근처럼 미국 달러화 시장에서 한국물 가산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달러와 연관성이 높은 호주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월 이미 15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터였다.
◇ 투자자 9억 달러 몰려…호주 투자자 비중 40% 가량
발행을 결정한 후 수출입은행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8일 오전 10시 즈음 아시아 시장에서 이니셜 가이던스를 'BBSW+110~115bp'로 제시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주문이 몰린 덕에 9일 아침 가이던스를 'BBSW+110±2bp'로 수정, 가이던스 하단에서 최종 금리를 확정했다.
70여개 기관에서 9억 1300만 호주달러 상당의 투자 주문이 이뤄졌다. 오랜만에 나온 한국물 소식에 이례적으로 호주 현지투자자들이 40%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고정금리채의 경우 지역별 투자자가 호주 54%, 아시아 41%,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5% 등으로 호주 투자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변동금리채는 지역별로 호주 19%, 아시아 53%, EMEA 28% 등 비중을 나타냈다.
투자자 유형별로는 고정금리채가 자산운용사/ 펀드 46%, 은행 28%, 중앙은행 17%, 기타 9%의 비중을 기록했다. 변동금리채는 투자자가 자산운용사/펀드는 22%, 은행 47%, 중앙은행은 21% 기타 10%로 구성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오랜기간 한국물이 나오지 않아 투자자 수요가 충분했다"며 "앞으로도 호주달러화 일드커브(yield curve)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정기적인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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