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4월 18일 07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합작을 통해 풀무원 그룹에 편입된 '풀무원다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50% 성장했다. 늘어난 매출 총액은 378억 원. 가만히 들여다보니 약 150억 원의 매출은 풀무원 그룹 계열사의 십시일반 내부거래를 통해 이룩한 성과였다.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유통망도 미약했던 '다논'이 풀무원 그룹을 만나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풀무원다논은 풀무원식품(102억 원), 푸드머스(9억 원), 풀무원 건강생활(38억 원) 등 총 3개의 계열사와 매출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본래 매출이 발생한다면 다른 한 쪽에서 매입이 이뤄지는 게 당연지사다. 하지만 풀무원식품과 푸드머스의 감사보고서에서 해당 매입 내역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110억 원에 이르는 내부 거래가 한 순간 자취를 감췄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는 이른바 '밀어주기'를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는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내부거래는 거래선의 다변화를 이루거나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 방법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과 노력으로 매출을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만큼 거래 현황은 정교하게 집계하고 공개해야 한다. 한 계열사 전체 매출의 1/3에 차지하는 내부거래 내역이 일부 보고서에서 누락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룹 내부 거래의 투명성이 충분히 훼손될 수 있다.
심지어 미스매칭이 발생한 계열사의 보고서는 모두 회계 감사를 거쳤다. 회계 감사란 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된 증거를 객관적으로 수집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는 이해 관계가 얽힌 이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크고 작은 오류는 자칫 시장의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다.
풀무원 그룹 측은 신규로 편입된 계열사와의 시스템 통합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라고 해명했다. 발주 및 결제 시스템이 상이하다 보니 양측에 집계된 수치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사업 초기의 단순한 소통 오류 정도로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경솔했다는 느낌이다.
'경제민주화'의 뜨거운 논란에도 불구하고 내부 거래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윈-윈(win-win)'의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내부거래가 갖는 효율성과 신속성 모두 글로벌 경쟁에서 유용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인 근거와 투명성을 담보로 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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