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우인터 매각' 저울질 왜? [포스코 사업구조재편]재무악화 '주범' 판단, 사업시너지 부진도 한몫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08 10:10: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2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 4년여 만에 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철강업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원개발 등 일부 사업부를 빼고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고, 해가 갈수록 재무부실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취임 후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 비핵심자산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 및 인력까지 정리하는 고강도 개선안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46개 계열사를 최대 31개까지 줄이고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16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구조조정안의 중심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자리잡고 있다. 보유 중인 지분을 통매각 혹은 단계적으로 부분 매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팔아야 한다'는 쪽과 '쥐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 나뉘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뭐가 됐든 최종적으로 경영권 자체를 매각하는 수준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권 회장 측근들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권 회장이 지난달 부임했을 때부터 포스코 내부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향후 진행될 구조조정의 핵심 계열사로 부각됐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인 2010년 5월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던 대우인터내셔널 지분 60.3%를 거액의 프리미엄까지 얹어 3조 3724억 원이나 들여 인수했다. 철강 트레이딩 사업 등을 통한 사업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정작 기대했던 효과는 별반 없었다.

clip20140430132017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부채까지 한번에 끌어오면서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의 연결기준 재무구조 및 대외신인도를 크게 하락시키는 '주범'이 됐다는 점이다. 실제 대우인터내셔널이 계열로 흡수된 직후인 지난 2010년 말 기준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82.6%로 전년 동기 대비 23.8%포인트 증가했다. 총 차입금은 19조 8775억 원으로 같은 기간 7조 6350억 원이나 올랐다.

당시 포스코의 차입금 증대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가 직격탄이 됐다. 2010년 말 기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자산은 5조 6517억 원, 부채는 4조 628억 원이었다. 순자산이 1조 5889억 원에 그쳐 부채비율이 255.7%에 달했다. 이 기간 총 차입금은 2조 1903억 원이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재무지표에 고스란히 유입된 항목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는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S&P와 무디스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2010년 초반부터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시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불안한 철강 경기 속에서도 대규모 투자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여기에 대우인터내셔널마저 가져오게 되면 포스코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약해질 수 있고, 자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부채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인수를 밀어붙였고, 무디스는 대우인터내셔널이 계열로 편입된 직후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강등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뒤이어 2011년에는 A3로 등급을 낮췄고, 2012년 10월에는 Baa1까지 하향 조정했다. S&P 역시 2010년 A(안정적)에서 이듬해 A-(부정적)로 등급을 낮췄고 2012년 BBB+(안정적), 2013년 BBB+(부정적)로 순차적으로 깎아 내렸다.

물론 포스코의 글로벌 신용등급 악화는 업황 부진 속에서 본원의 철강사업 수익성 개선이 요원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정 전 회장 시절 단행한 무리한 인수합병이 대외신인도 악화에 큰 몫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중 가장 큰 거래가 바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였다. 권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구조조정을 거쳐야 할 계열'로 대우인터내셔널을 꼽았던 배경이자, 현재 논의가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유다.

사업시너지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수익성이 저조한 탓에 인수 후 대우인터내셔널 자체의 재무구조 역시 크게 악화돼왔다는 점도 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1%대 미만의 이익률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전 사업 탓에 대규모 차입금을 연달아 끌어왔다. 지난해 말 기록한 매출은 17조 1086억 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1589억 원에 그쳐 영업이익률이 0.9%에 불과하다. 이 기간 총 차입금은 3조 9762억 원으로 현금성자산은 1667억 원에 그쳐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부채비율은 270.7%로 1년 만에 29.7%포인트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부터 직접 비핵심자산의 정리를 공식적으로 거론한만큼 획기적인 재편안을 내놓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우인터내셔널의 경우 전임 회장 시절 가장 큰 인수합병 회사였고 이로 인해 포스코의 재무적 부담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관련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