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패키지 인수전 영향 미칠까 [포스코 신용등급 강등]동부인천스틸·동부발전당진 사업재편과 밀접...실사결과가 더 중요
김장환 기자공개 2014-06-16 09:32:00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2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최근 진행 중인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결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뿐 아니라 꾸준히 최고등급을 유지해왔던 국내 신평사마저 강등에 들어가면서 극단적인 긴축을 선택할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번 패키지 인수전은 권오준 회장이 취임 후 꾸준히 밝혀왔던 '철강 본원의 경쟁력 및 발전사업 기반 강화'와 맞물리는 부분이라 이런 이유로 딜(DEAL)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역시 실사 결과가 긍정적이기만 하다면 신용등급 이슈에 관련 없이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동부인천스틸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실사 결과를 전날부터 보고받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미 "2~3일 후 실사 결과를 받을 것"이라고 예고한 사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정에 맞춰 보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어떤 결과가 권 회장에게 보고됐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동부인천스틸 실사를 진행한 언스트앤영(EY한영) 회계법인 측은 포스코로 인수된 후에도 안정적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을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봤다.
일단 동부인천스틸은 동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을 80% 공급받아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는 공급 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자연스럽게 포스코의 공급라인으로 전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면 포스코로 가져온 후에도 과연 양쪽에 득이 되는 공급 체인이 형성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집중 검토한 결과가 보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M&A를 진행하는 실무팀과 재무팀 사이에서 이견이 오가고 있다는 얘기 정도가 들린다. 포스코가 권 회장 취임 후 제시한 재무구조 개선 중점의 재편안을 기준으로 패키지 인수의 득과 실을 두고 아직까지 내부 논의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갑작스럽게 강등된 것은 인수 결정을 더욱 고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재편안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신용등급마저 강등됐다는 점은 향후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인수합병에 당연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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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동부인천스틸 및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는 권 회장이 제시한 경쟁력 강화에 부합하는 딜인 만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상반된 해석도 많다. 동부인천스틸 인수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린 포스코강판을 획기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포스코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한 후 포스코강판과 합병하는 것이다. 단순 컬러강판만 놓고 보면 동부인천스틸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23%대, 포스코강판은 16%대다. 동부인천스틸을 가져오게 되면 포스코강판은 해당 분야에서 40%대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1위 업체인 유니온스틸(25%) 보다도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다.
양사를 합병하게 되면 포스코강판의 불안한 재무구조도 일시에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포스코강판의 자산은 4497억 원, 부채는 280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165.2%에 달한다. 동부인천스틸을 흡수하게 될 경우 단순합산으로 자산은 1조4353억 원, 부채는 699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95.2%까지 하락하게 된다.
결국 동부인천스틸을 인수하면 포스코강판은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돼 왔던 적자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동시에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도 가능하다. 물론 실사 결과 동부인천스틸의 매출과 영업이익, 재무구조가 기존 제시한 수치들과 같았을 때 얘기다. 동부인천스틸의 연간 매출은 1조 2000억 원, 영업이익은 700억~80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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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발전당진 역시 포스코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기는 마찬가지다. 권 회장은 취임 후 본원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2대 메가엔진' 신성장동력으로 에너지 발전사업을 내세웠다. 기존 추진해 왔던 국내 발전사업 부문에서 기반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최근 2500억~3000억 원대로 예상됐던 매물인 동양파워 인수전에 4000억 원 이상의 입찰가를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부발전당진은 당장 2016년부터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2015년 12월 말 100KW급 석탄 화력발전소 설립을 완료하고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인 전력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민간기업 중에서는 최초로 석탄발전 사업을 허가받은 곳이기도 하다. 2019년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는 동양파워보다도 조속한 시일 내에 성과를 안겨줄 수 있는 곳인 셈이다.
때문에 포스코는 비록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있더라도 실사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중요한 것이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고 해서 현재 진행 중이던 딜을 중단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늦어도 이달 내에는 최종 의사결정을 산업은행과 동부제철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1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안정적)에서 AA+(안정적)로 강등시켰다. 계열 지원 여력과 의지가 약화됐고, 영업적 연계성을 볼 때 향후 안정적 성장률의 유지를 점치기가 어렵다는 점이 주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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