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원매자 찾을 수 있을까 업황·가격 걸림돌..31% 매각 '연결고리 끊기'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09 09:11: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7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 검토에 들어가면서 과연 원매자를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분을 사들인 가격이 워낙 고가인 탓에 비슷한 값을 주고 매입할 대상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포스코 역시 통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가정을 내리고 지분의 일부 매각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은 경영권을 넘겨 포스코의 연결기준 재무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을 지우고, 지분법평가 항목에도 손익이 유입되지 않는 범위까지 지분율을 낮추는 쪽으로 모아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검토 중인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방안에는 통매각뿐 아니라 지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4년 전 3조 4000억 원대 자금을 들여 인수한 지분인만큼 한꺼번에 주식을 매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라서다. 아울러 시장 상황을 봤을 때 현 시점에서 통매각할 경우 짊어져야 될 손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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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보유 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주식 가치는 6일 종가 기준(3만 4900원) 2조 3973억 원 가량이다. 2010년 5월 인수 지분의 액면가치가 2조 4300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포스코는 당시 인수 과정에서 액면가에 40%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줬다. 인수 가격이 3조 4000억 원으로 실가치보다 1조 원 가까이 뛰어올랐던 이유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 지분을 통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사들인 가격만큼 받아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웃돈을 얹어줬던 이유 자체가 당시 입찰에 대형 경쟁사가 따라붙었던 탓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본입찰에서는 실탄이 넉넉한 롯데를 만나 프리미엄을 크게 부를 수밖에 없었고, 재차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어느 정도 웃돈은 예상할 수 있지만 사들인 가격 수준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매자를 찾는 것 자체도 힘들 것이란 판단이 많다. 지난해 들어 유수의 종합상사들마저 불안한 경기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한 마당에 선뜻 이 정도 규모의 매물을 사겠다고 달려들 만한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연간 1%에도 못 미치는 이익률을 장기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여기에 지난 4년 동안 가스전 투자비를 대부분 차입으로 끌어오면서 재무구조도 부실해졌다. 내년부터는 미얀마 가스전이 반전을 안겨줄 것이란 평도 있지만 아직까지 예측일 뿐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포스코가 검토 중인 방안이 바로 지분의 일부 매각이다. 보유 중인 60% 지분에서 최소 31% 이상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고 나머지는 투자자산으로 끌어안고 있는 방식이다. 주가나 경영사정의 추이를 지켜보고 나머지 지분은 향후 기존 인수자에게 매각하거나 시장에 파는 계획안이다.
일각에서는 관련 방안이 특정 대기업과 포스코가 물밑 접촉을 벌이던 과정에서 불거지게 된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권오준 회장이 차기 경영자로 기정사실화된 올해 초부터 이미 국내 굴지의 대기업 A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 논의에 들어갔다는 설이다. 이를 두고 최근 대우인터내셔널의 31%대 지분을 A사의 특정 계열사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을 포스코가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논의가 이뤄졌다는 A사 계열은 포스코 본원인 철강산업의 전방사업체다. 권 회장이 문제로 지적했던 시너지 측면에서 보면 대우인터내셔널보다 크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아울러 A사 역시 향후 경영 구도상 상사부문 키우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시장에서 거론된다. 다만 포스코 측은 "현재 어떤 사안도 결정된 것이 없고, 들어본 적이 없는 얘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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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됐든 포스코가 31%까지라도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게 된 것은 재무건전성 악화와 관련이 깊다.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후 재무구조가 단번에 무너졌고 대외신인도 역시 망가졌다. 계열로 흡수된 직후 연결기준 재무지표에 대규모 부채 역시 유입되면서 글로벌 신용등급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대우인터내셔널 자체가 부진한 수익에 꾸준히 차입금과 부채비율을 늘려오면서 부담을 준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을 완전히 배제하게 되면 포스코의 건전성은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단순 차입금만 보더라도 26조 2466억 원에서 22조 2704억 원으로 줄게 된다. 이 기간 대우인터내셔널이 쥐고 있는 총차입금은 3조 3468억 원이다. 부채비율 역시 84.3%대에서 77.3%까지 낮아진다. 대우인터내셔널의 8조 2686억 원의 자산과 함께 6조 원이 넘는 부채가 지워진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율을 30% 미만 선까지만 낮추게 되면 포스코의 연결기준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을 완전히 지울 수 있게 된다. 물론 지분율이 50% 미만이면 연결 회계에서 대우인터내셔널 유입분을 없앨 수도 있다. 다만 소수 지분만을 매각했을 경우 경영권을 그대로 쥐고 가야 하고, 30% 이상이면 관계회사로 지분법평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30% 미만이면 순전히 주가를 토대로 공정가치만 반영해 손익 여부를 평가하면 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전체 매각은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다 인수 대상자를 찾기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재무적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방안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만약 매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부 일부 매각 및 여타 계열과 흡수합병, 고강도 구조조정 등이 이뤄질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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