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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비철강·수익·재무' 3박자에 답 있다 [포스코 사업구조재편]계열 47개→30여개 축소, 하위권 '눈길'...정준양 색깔 지우기도 '한몫'

김장환 기자공개 2014-05-29 10:53:33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7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구조조정 방안이 아직까지 미궁 속에 빠져 있다. 권오준 회장 취임 후 각종 설로만 난무했던 재편안이 지난 19일 공식적인 자리(IR)에서 언급됐지만 구체적인 사안은 없었다.

다만 힌트는 있다. 국내 1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철강 본원과 동떨어진 비핵심사업이 재편 대상이다. 우량 계열이라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지분 이상은 매각 혹은 기업공개(IPO) 할 수 있다. 아울러 사업의 통폐합 혹은 분리작업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크게 3가지 핵심을 놓고 포스코를 살펴보면 권 회장이 과연 어떤 곳들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지 대략적으로 가늠해볼 여지는 있다. 일단 국내 1위권 밖, 비핵심 부문 계열들에 눈길이 간다.

◇ 47개 계열 '군살빼기'...정준양 시절 '확장' 업체 눈길

포스코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국내 관계기업 47개사 중 철강 생산 및 제조업과 거리가 먼 사업을 벌이는 곳은 34개사 정도(투자사 포함)로 축약된다. 부동산 관리,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업, 폐기물 리사이클링, 도시철도, 건축설계, 조명 및 전자부품 등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이다.

이들 기업 중에서도 전산통합이나 트레이딩, 원재료의 원활한 공급 등 사업을 영위하며 포스코 본업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곳들도 있다. 하지만 "포스코(철강)만을 제외하고 모두가 대상"이라는 권 회장의 발언을 보면 이들 중 '수익 및 재무가 부실한 계열'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보다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

우선 지난해 별도기준 47개 계열 중에서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곳은 19개사로, 대부분 철강 본원과 거리가 먼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곳들이다. 그만큼 권 회장의 조직개편안에서 집중 구조조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손실을 낸 곳은 포스코플랜텍으로 588억 원의 영업적자와 98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989년 설립된 곳으로 석유화학 및 정제 플랜트, 해양플랜트모듈, 제철산업설비 플랜트엔지니어링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2008년부터 심각한 순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해 파생상품평가 손실(약 3000억 원)이 대규모 지출되면서 순이익이 마이너스 1910억 원으로 적자전환 한 이후 2010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2013년 계열사 성진지오텍을 흡수합병시키며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상황은 더욱 부정적으로 흘렀다. 재무 부담만 고스란히 전이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 대규모 손실을 벗어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포스코플랜텍의 부채비율은 무려 567.5%로 전년 대비 83.2%나 올랐다.

특히 이번 개편안을 앞두고 포스코플랜텍이 눈에 띄는 이유는 정준양 전 회장의 그림자가 엿보이는 회사란 점도 크다. 성진지오텍 자체가 정 전 회장 시절 플랜트건설(E&C) 부문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단행한 곳이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당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1235만여 주(32.87%)를 사들인 가격은 16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보면 정작 '과실'은 전혀 수확하지 못한 상태다.

◇철강 본원 동떨어진 사업군..재무·손익 부실 계열사 정조준

손실의 크기를 떠나서 철강 사업 분야와 가장 동떨어진 계열이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곳들도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LED와 가전제품 부품을 제조하는 포스코TMC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ICT가 63.3% 지분을 차지한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포스코LED는 2010년 9월 LED 조명 제조 목적으로 설립됐다. LED사업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반도체를 파트너(지분 20%)로 끌어들여 사업 확대를 모색했지만 설립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다.

설립한 그 해 26억원의 영업손실과 18억 원의 순손실로 첫해를 마무리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가 커지기만 했다. 지난해 매출은 607억 원으로 전년 보다 200억 원 가량 늘었지만 손실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7억 원, 순손실은 70억 원이다. LED조명 시장의 글로벌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해 이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성진지오텍처럼 이곳 역시 정 전 회장 시절 신사업 찾기 일환으로 설립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전임 회장의 색깔지우기가 이번 조직개편안의 중점 사안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포스코LED 역시 이번 구조조정 안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TMC는 영업이익을 내고는 있지만 철강 본원과는 크게 동떨어진 사업 분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974년 한국 최초의 코아 전문 제조기업으로 출범한 이곳은 세탁기, 냉장고 등에 사용되는 부품 생산을 주업으로 해왔던 곳이다.

정 전 회장 시절 그린에너지(풍력 등) 사업 부문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은 3196억 원에 달하지만 영업이익은 50억 원, 순이익은 4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 3년간 매년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이번 구조조정은 다양한 계열들을 팔고 묶는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권 회장이 고려하고 있는 조직개편안 자체가 '47개에 달하는 계열의 30여개 수준으로 슬림화'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적어도 10여개 이상 계열이 이번 조직개편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사들 역시 집중 개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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