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조심스러운 수출 행보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제품력 충분한 커피믹스 시장 제한적...'프리마'에 집중
이 기사는 2014년 07월 21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의 1위.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제품은 제품력과 시장 인지도 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한 해 매출만 해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모회사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러나 동서식품 커피믹스 사업의 성장성을 마냥 핑크빛으로 전망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국내 시장에 국한된 '합작사의 딜레마'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 있다.
|
동서식품의 연간 매출은 1조5000억 원에 육박한다. 커피믹스와 시리얼 등 단출한 포트폴리오로 견인하는 연매출이라고 하기엔 놀라운 수치다. 이 가운데 1등 공신은 커피믹스 사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커피믹스 국내 시장 규모는 1조3000억 원, 이 가운데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어선다. 이를 감안하면 동서식품의 연간 매출 중 1조 원가량은 커피믹스가 이끌고 있다는 계산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을 오랫동안 사실상 독점하며 경쟁력을 쌓아왔다"며 "그러나 신규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커피믹스 시장이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 등으로 다각화되며 추가적인 성장의 포인트를 어디서 찾아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식품 업체들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포화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서식품처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경우는 시장에 연착륙 할 수 있다면 그 성공 가능성은 농후하다.
특히 동서식품의 커피믹스는 국내에서 맛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며 상품성을 높여왔다. 현재 동서식품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커피믹스의 맛과 품질은 동서식품에 출자한 크래프트사가 현지 합작사나 직진출을 통해 타국에 유통시키는 커피믹스와는 상이하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제품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제품력이 업그레이드 되어 왔다"며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크기 때문에 좋은 원두를 사용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등 투자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서식품이 제품력을 인정받은 자사의 커피믹스로 해외 사업을 벌이기란 사실상 쉽지 않은 구조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크래프트 푸드 홀딩스(Kraft Foods Holdings Singapore Pte. Ltd., 이하 '크래프트')가 각각 50%를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트 푸드는 맥스웰 하우스,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 등 수 십개의 스낵·초콜렛·커피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기업이다. 전세계적으로 촘촘히 엉킨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식품 제조업체다.
쉽게 말해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사업 영역은 국내로 제한되어 있다는 뜻이다. 실제 동서식품은 매년 크래프트푸드의 지주회사격인 인터내셔널 그레이트 브랜드(Intercontinental Great Brands LLC.)에 커피와 시리얼 제품의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매년 260억 원 규모다.
|
크래프트사는 아시아 주요 국가에 이미 진출해있다. 중국의 경우 크래프트푸즈사에서 분사한 식품회사 몬델레즈를 통해 직진출해 있으며,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합작사(아지노모토제너럴푸즈(AGF))를 통해 진출해있다. 각 업체가 커피믹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커피믹스 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중국 시장만 하더라도 현재 네슬레와 크래프트사의 점유율이 70%"라며 "아직 시장이 크지는 않지만 맛이 좋은 국내 커피믹스가 성공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볼 법도 하지만 브랜드 사용에 제약이 있는 동서식품의 경우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동서식품 관계자는 "수출은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야 가능하지만 해외 커피믹스 시장은 국내만큼 크지 않다"며 "비용과 노력 대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국내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될 수 있게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동서식품이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프리마.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프리마의 수출은 러시아,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해 현재 2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프리마의 수출액은 약 6000만 달러(한화 약 617억 원 규모)를 달성했다.
프리마는 수출 첫 해 110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에서 2012년 5500만 달러(565억 원)로 19년 만에 수출실적이 50배로 성장하였으며, 2015년까지 1억 달러(한화 약 1027억 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선 동서식품 관계자는 "해외 시장의 경우 프리마를 커피에 타먹을 뿐 아니라 시리얼 믹스는 물론 차와 제빵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며 "일례로 카자흐스탄 등의 국가에서는 동서식품의 프리마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선다"고 밝혔다. 특히 아시아 시장은 B2B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