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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조기상환율에 숨겨진 비밀 [thebell note]

이상균 기자공개 2014-08-07 18:43:48

이 기사는 2014년 07월 31일 07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삼성증권은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종목형 ELS와 ELB가 1차 조기상환할 경우 해당 상품을 판 PB의 영업실적 평가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점 PB들이 고객들에게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은 기초자산 혹은 행사가가 낮은 ELS·ELB를 선별해 추천하도록 해 투자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비단 삼성증권뿐만 여러 증권사들이 ELS의 조기상환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차 조기상환 배리어를 최초기준가 대비 85% 수준으로 낮춘 ‘첫스텝 85 지수형 ELS'를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현대증권도 비슷한 유형의 ELS를 판매 중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ELS 조기상환율 높이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고객과 증권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이른 시간 내에 수익을 실현시킬 수 있고 증권사들은 짧아진 기간만큼 ELS 운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용기간이 줄어들수록 투자 리스크도 감소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ELS 조기상환율 상승에는 증권사의 판매마진 극대화 전략이 숨겨져 있다. 증권사가 ELS를 발행할 경우 발생하는 수익은 크게 판매마진과 운용마진이 있다. 판매마진의 경우 종목형 ELS는 80bp, 지수형 ELS는 40bp 수준이다. 2000년대 후반 종목형 ELS의 쿠폰수익률이 20%가 넘을 당시에는 100bp가 넘었지만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판매마진은 ELS를 판매할 때마다 고정적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이지만 운용마진은 다르다. 해당 기초자산의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을 거둘 수도 있고 반대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즉, 증권사 입장에서는 운용마진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판매마진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일례로 증권사가 3년 만기의 연 6% 지수형 ELS를 발행했다고 가정하자. 해당 ELS는 조기상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마지막 만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누적수익률 18%로 만기 상환됐다. 이 증권사가 거둬들인 판매마진은 3년간 40bp에 불과하다.

반면 똑같은 구조의 연 6% 지수형 ELS가 발행 이후 6개월 만에 조기 상환됐고 이후 투자자가 계속 재투자했다고 가정하자. 3년간 총 6번의 투자가 이뤄질 경우 판매마진은 240bp가 된다.

증권사의 이 같은 ELS 발행전략은 국내 ELS 투자자의 특성과 맞닿아있다. ELS 투자자는 주식과 펀드, 채권투자자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투자자가 많고 오직 ELS 투자에만 매달리는 성향을 보인다. 조기상환 이후 재투자 확률도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증권사 PB들은 ELS의 조기상환율 증가와 판매마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사실상 불문율이다. 하긴 자신들의 영업 기밀을 굳이 외부에 유출시킬 필요도 없다. 다만 ELS 조기상환율 상승이 고객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장사꾼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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