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기업 자사주 매입, 유력 응찰자는 누구? 이태희 고문 가능성 높아..'정석기업+한진칼' 구도 대비 지분 희석 관측
양정우 기자공개 2014-08-11 08:38: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7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지난 6일부터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양도 신청을 받고 있다. 과연 어떤 주주가 정석기업 지분 매각에 나설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석기업은 오너 일가에게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지렛대로 평가 받는다.정석기업은 지난달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주 취득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취득 예정 주식은 11만 2610주로 정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270억 원이다. 정석기업이 상법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는 한도 금액은 총 1422억 원이다. 이를 270억 원으로 한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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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특정 주주를 대상으로 내린 결정인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룹 한 관계자는 "일부 법인 주주들이 자사주 매입을 요청해와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석기업 법인 주주는 한진칼(지분 48.28%)과 한진정보통신(0.6%), 공익재단인 정석물류학술재단(10%) 등 세 곳이다. 지주사로서 계열사들을 지배해야 할 한진칼이 보유 중인 정석기업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적다. 한진정보통신이나 정석물류학술재단의 경우 현재 지분율을 고려할 때 취득 예정 주식의 지분율(5.99%)과 연결점을 찾기 어렵다. 물론 자금 확보 차원에서 지분 매입을 요청했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개인 주주 중에서 먼저 주목 받고 있는 건 조양호 회장의 매형이자 대한항공 상임법률고문인 이태희 씨의 지분(8.06%)이다. 총 15만 1365주를 보유 중이다. 이 고문은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있을 때인 1968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맏딸과 결혼했다. 이후 지난 1977년 법무법인 광장의 전신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를 세웠다. 현재는 고문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 결정을 이 고문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관측하는 측에서는 정석기업이 결국 한진칼과 한 몸이 될 거라는 시나리오를 전제한다. 이 고문이 정석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 그룹을 이끌 한진칼 지분의 상당량을 갖게 되는 건 전혀 다른 얘기이기 때문이다. 후계 구도를 의식하고 있는 조 회장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 가능성이 있다.
정석기업과 한진칼이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시장에서 지배적이다. '한진칼-한진-정석기업'을 합병하는 방안과 '한진칼-정석기업'을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진의 투자부문을 따로 떼어낸 뒤 '한진칼-정석기업'과 합병하는 방안도 나온다. 이런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건 무엇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게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조 회장의 자녀인 조원태 부사장과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전무 등이 정석기업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도 있다. 모두 1.28%씩 지분을 들고 있다. 만일 이들 자녀의 적지만 팽팽한 지분 구도가 이번에 깨지게 된다면 후계 구도가 좀더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부사장이 대한항공 등 핵심 사업을 가져갈 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석기업이 자사주 5.99%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두 딸들의 보유 지분(2.56%)만 사들일 개연성은 적은 걸로 관측된다.
조 회장 역시 정석기업 지분 27.2%를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정석기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진칼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편 정석기업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양도 신청을 오는 27일까지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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