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8월 14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재보험사에 대한 국내 손해보험사의 의존도가 갈수록 줄고 있다.회계연도 결산일 변경으로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지난 2012 회계연도 상반기(4~9월)만 해도 국내 손해보험사(전업재보험+원수보험사)의 해외 출재보험료(재보험 가입으로 내는 보험료)와 수재보험료(재보험 인수로 받은 보험료)는 각각 1조4871억 원, 9001억 원으로, 해외 출·수재 역조 규모는 5870억 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손해보험사의 해외 출재보험료와 수재보험료는 각각 1조2462억 원, 9455억 원으로, 해외 출·수재 역조 규모는 3007억 원으로 줄었다.
무분별한 해외 재보험 출재를 막기 위한 금융감독 당국의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제도) 시행과 국내 손해보험사의 해외 수재 영업강화 노력이 결실이 맺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국내 손해보험사 10곳 중 코리안리와 삼성화재를 제외하곤 나머지 손해보험사의 경우 여전히 해외 출재 규모가 수재 규모를 상회한다.
해외 재보험 인수 역량의 부족 탓이다. 해외 수재 규모가 출재 규모보다 304억 원 많아 원수보험사 중 유일하게 해외 출·수재 역조에서 탈피한 삼성화재조차도 내부적으론 '많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나머지 손해보험사들의 사정이야 뻔하다.
특히 인수 역량의 핵심인 재보험료 책정의 노하우가 부족하다 보니 해외 출·수재 역조보다 중요한 해외 재보험 수지차 역조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너도 나도 최고라고 외치지만 세계 재보험 시장에선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역량 배양은 손해보험사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다. 그렇다고 금융감독 당국이 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다.
손해보험사는 내부 전문인력 배양을 통해 인수역량을 확보해야 하고, 금융감독 당국은 국내 손해보험사가 해외 수재에 걸림돌이 없도록 제도적인 규제를 풀어야 한다.
손해보험사와 금융감독 당국이 서로 머리를 모아도 보험산업의 특성상 재보험 인수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바심을 버리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도 뭰헨리나 스위스리 같은 재보험 명가는 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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