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자산재평가 배제한 밸류는 얼마? 시총 5조~6조원..주당 공모가 5만원대 예상
한형주 기자공개 2014-09-23 10:1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9일 11: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재평가를 받지 않은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 에버랜드 부지 등을 보유한 레저 부문의 가치를 '비교가치 평가법'으로 계산하느냐, 단순 '장부가치'로 적용하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이를 고려해도 시가총액은 대략 5조~6조 원대의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진 않을 걸로 관측된다. 유통주식을 감안한 주당 가격은 5만~6만 원 수준.제일모직의 밸류에이션 산정은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합산하는 '썸 오브 파트(sum of part)'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다량 쥐고 있어 실질적 지위는 지주사나 다름 없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영업가치는 제일모직이 영위하는 사업의 실적을 토대로 한다. 건설, 급식·식자재 유통(FC), 패션 부문 등. 가치 급등이 예상되던 레저 부문도 제일모직이 토지자산 재평가에 나서지 않은 이상 실적으로 평가받을 개연성이 있다. 비영업가치엔 삼성생명을 비롯, 제일모직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가치가 포함된다.
제일모직은 영업가치 산출을 위한 상대가치 평가방법으로 기업가치/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배수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부문별로 유사기업을 선정, EV/EBITDA 배수 등을 적용해 각각의 밸류에이션을 구한 뒤 합산하는 식이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계속사업)과 감가상각비 등을 합한 EBITDA는 건설 313억 원, 레저 246억 원, FC 562억 원 등으로 집계된다. 미배분손익 -281억 원을 반영한 총계는 840억 원. 올해 예상치를 도출하기 위해 이를 연환산(×2)하면 1680억 원이 된다. 부문별로 차이는 있지만 증권업계에선 현대푸드빌 등 피어그룹(비교대상 기업) 가치를 감안한 각 사업부의 적정 EV/EBITDA 배수로 9~10배 가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영업가치는 1조 5000여억 원으로 책정된다.
다만 지난해 연말 양수한 패션 사업의 가치는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양도가 1조 500억 원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 이런 식으로 총 2조 5500억 원가량의 영업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3조 9000억 원) △삼성웰스토리(3000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2400억 원) 등 총 4조 6000억 원의 지분가치(비영업가치)를 더하면 약 7조 2300억 원의 기업가치(Enterprise Value)가 나온다. 순수 지분가치(Equity Value)를 산정하기 위해서 패션 사업 인수 후 불어난 순차입금(1조 6000여억 원)을 차감해야 한다. 이렇게 제일모직의 지분가치는 5조 5000억 원 남짓으로 추산된다.
제일모직은 지분가치 산정시 올 3분기 누적실적을 활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따라서 영업가치는 가변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레저 사업의 경우 3분기가 호황인 데다, 그간 연 2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온 만큼 가치 제고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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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선 제일모직이 레저 부문 가치를 구할 때 비교가치 평가모형을 적용하지 않고 토지 장부가 자체를 반영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부동산 재평가를 받지 않아 장부금액이 취득원가와 변함이 없지만, EV/EBITDA 배수를 활용할 때보다 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무리 못해도 레저 사업이 에버랜드와 워터파크 등을 소유하고 있는데 그 넓은 땅에 5000억 원도 안되는 값(올 예상 영업가치 기준)을 매겨야 하느냐는 논리에 기인한다.
이 경우 건설·FC·패션 부문 가치와 지분가치의 합계(순차입금 차감) 약 5조 1000억 원에 부동산 가치(레저 부문) 9000여억 원이 추가되면 시총은 6조 원대가 될 수 있다.
그간 시장에선 제일모직의 예상 지분가치로 최소 5조 원대에서 최대 9조 원대까지도 거론됐었다. 게다가 대부분 전문가들은 토지 재평가시 밸류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줄곧 제기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생각 만큼 비싸게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쪽으로 방향이 기우는 분위기다.
지난 6월 말 기준 제일모직의 유통주식 수는 212만 주. 액면분할 후엔 1억 600만 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감안한 주당 평가액은 5만 원대 중반 내외로 예상된다. 할인율 적용시 조금 더 떨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재평가를 배제한 점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삼성이 가격 욕심을 크게 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의 대표주관은 대우증권, 공동주관은 우리투자증권과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다. 이들은 조만간 삼성 측 실무진과 함께 거래소를 방문,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공모청약 등 마케팅 일정은 오는 11월, 상장 목표 시점은 12월쯤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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