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공모가 산정, 3분기 실적 반영 유력 135일룰 기초시 2월 중순 상장...연내 상장 의지 변수
한형주 기자공개 2014-07-14 10:38: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9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상장을 위한 기업가치 산정에 3분기 실적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기 실적까지만 반영키로 한 계열사 삼성SDS와는 조금 다른 행보다.두 회사의 IPO 공모 규모가 모두 조 단위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 수요 분산을 막기 위해 한 템포 늦춰 가겠다는 나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밸류에이션을 구할 경우 증권신고서가 11월 중순 이후에나 나오기 때문에 연내 상장은 쉽지 않다. 하지만 IB업계에선 제일모직이 연내 상장 의지를 고수할 경우 연말 상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주관사단과 함께 △영업실적 △우리사주 배정 △지정감사인 신청 문제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을 취합, 검토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아직 상장 스케줄 표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 모집을 위한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에 반영될 실적은 올 3분기까지의 누적 결산 내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1~3분기 이익을 단순 연환산(*4/3)해 공모가를 책정하겠다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지난해 실적까지 넣어 산술평균할 수도 있다.
제일모직은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모두 감안해 시가총액을 산출하는 '썸 오브 파트(sum of part)'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지분 및 부동산 가치, 순차입금(지난해 말 기준 2조 원대) 등 비영업가치와 더불어 지난해 9월 양수한 패션 부문 등 사업부별 영업가치도 적용 대상이다. 제일모직이 영위하는 사업 특성상 피어그룹과의 주가수익비율(PER) 비교를 통해 영업가치를 따질 공산이 높다.
이 기준대로라면 해외 트랜치가 포함된 거래에 적용되는 '135일룰(Rule)'에 따라 제일모직의 상장 데드라인은 내년 2월 12일이 된다. 결산자료 작성 기준일인 9월 30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상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당초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로 정한 제일모직의 상장 계획과도 어느 정도 부합한다. 하지만 사측은 되도록 빨리 상장하길 원하는 눈치다. 이에 주관사단도 12월까지 상장시킨다는 목표로 실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이 끝내 연내 상장 방침을 고수한다면 해외 투자자 태핑을 위한 넌 딜 로드쇼를 비롯, 상장심사 전 거쳐야 할 사전 절차는 상당히 빠듯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진작 마쳤어야 할 자산 재평가 작업도 상장 준비 중에 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정한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장예비심사 청구는 9월 말부터 가능하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하면 4주(20영업일) 내, 늦어도 10월 말엔 예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제일모직이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일단 심사 신청부터 해놓고 추후 결산 내역을 보고하는 형식이 될 수 있다.
심사 승인 이후엔 삼성SDS보다 시간이 더 촉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가 일찍 나와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려면 분기보고서(3분기)가 공시되는 11월 중순까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고서 효력 발생일(15영업일)을 고려하면 12월은 돼야 투자설명서를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선 신고서 등록→국내외 로드쇼→수요예측→공모 청약 등을 거치는 데 한 달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론적으로는 해 가기 전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리해서 상장 시점을 연내로 앞당길 필요성은 현재로선 크게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함께 상장을 추진 중인 삼성SDS의 증시 입성 시점은 10월 말~11월 초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일모직의 상장 목표 시점이 연내로 확정된다면 청약자 모집을 앞두고 양측 간 경쟁구도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삼성SDS IPO 대표주관사들(한국투자증권·골드만삭스)을 일찌감치 배제하고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에 맨데이트를 준 것도 사측의 연내 상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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