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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외화 후순위채에 20억불 몰려 한국물에 대한 프리미엄 요구 높은 상황, 후순위로 투심 자극

한희연 기자공개 2014-09-29 10:0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6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국내은행으로는 두번째로 바젤III 기준에 적합한 외화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프리미엄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일반 선순위 채권이 아닌 후순위채를 선택하면서 투자수요 확충과 함께 BIS 자기자본 비율 제고 효과도 노릴 수 있게 됐다.

◇ 바젤III 외화 후순위채 국내 두번째 사례…기존 우리은행債 대비 높은 등급 획득

하나은행은 25일 밤 3억 달러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10년으로 콜옵션이 없는 불릿(bullet) 형태다. 이번 채권은 조건부자본 조항이 포함돼 바젤III 기준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지급의무가 사라지는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이다. 바젤III 기준에 맞는 국내은행의 후순위채는 지난 4월 우리은행이 발행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국내은행들의 자본확충 노력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JB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를 발행했다. 부산은행은 원화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도 원화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이 자본으로 인정받아온 신종자본증권(Tier 1) 규모는 7조 8000억 원, 후순위채(Tier 2)는 28조 7000억 원이다.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의 자본인정한도는 매년 10%포인트 씩 감소하게 돼 있어 추가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큰 상태다.

하나은행도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채권의 경우 발행기획 단계서부터 국제신용평가회사에 구조적 이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지난 우리은행의 후순위채 대비 높은 등급을 얻기도 했다. 무디스에서는 우리은행 대비 1단계, S&P와 피치에서는 2단계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았다.

◇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 피로 누적된 상황…고금리 후순위채로 20억불 주문북 쌓아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10T)+195bp'로 결정됐다. 쿠폰금리는 4.375%다. 하나은행은 25일 오전 국제금융시장에 달러화 후순위채권 발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이니셜 가이던스는 '10T+225bp(area)'로 제시하며 투자자모집을 시작했다. 이후 '10T+195±5bp'로 가이던스를 한 차례 수정했고 결국 가이던스 하단에서 발행을 마쳤다.

주문북은 150개 기관에서 20억 달러가 쌓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39%, 미국에서 51%, 유럽에서 10%의 투자자 비중을 보였다.

최근 달러채권 시장에서 한국물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아지면서 신규 발행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프리미엄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일반 선순위 채권에 대해서는 대기물량 부담까지 겹쳐져 적극적인 투자의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채권은 선순위에 비해 고금리인 후순위채권인 점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과의 조기합병에 대한 기대도 투자심리를 자극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새로운 바젤III 기준 후순위 채권의 경우 유통되고 있는 기존 자사 채권이 없어 발행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됐는지 가늠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기존 선순위나 바젤II 기준 후순위채권 대비 얼마만큼의 추가 스프레드를 지급하는 게 적당한지 판단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우리은행 후순위채 발행 때에도 △우리은행의 기존 바젤II 후순위채에 바젤III 프리미엄을 가산하거나 △최근 아시아 은행들이 발행한 바젤III 후순위채와 비교해 계산하는 등 두가지 프라이싱 방식의 접근을 고려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하나은행 채권의 프라이싱이 진행될 당시, 우리은행의 2024년 만기 후순위채는 'G+225bp'가량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등급차이가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그나마 가장 비교대상에 근접한 우리은행 채권보다 30bp가량 낮게 발행금리가 결정된 점은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채권 발행의 주관은 스탠다드차타드, JP모간, UBS, 코메르츠방크, 소시에테제네랄, 바클레이즈가 맡았다. 이번 채권은 6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MTN프로그램에서 인출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은 외화차입금의 상환에 쓰일 예정이며 납입일은 오는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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