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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중국 성장은 끝나지 않았다" 제품 다양화·유통망 혁신·사업 다각화로 안착 가속화

상하이(중국)=김선규 기자공개 2014-09-30 08:23: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9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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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맥주와 소주를 알게 됐다. 하이트는 부드럽고 맛이 새롭다"

지난 24일 오후 2시 중국 상하이시 장저구에 있는 지우광 프레시 마트(Fresh mart)에서 만난 중국인 차오삐시엔씨는 한국주류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우광 프레시 마트는 상하이 지우바이(久百) 그룹과 일본 소고(SOGO)백화점이 합자해 만든 중국 내 최고급 백화점인 지우광 백화점의 명품마트다. 중국 중상층의 거주 지역인 장저구에 자리 잡은 지우광 마트는 매장의 60% 이상이 수입식품으로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에 있는 명품 백화점의 식품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이곳에서 차오삐시엔 씨처럼 한국맥주를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상하이 민행구에 있는 르네상스호텔 한식 레스토랑 '무산'에서도 한국 맥주와 소주를 마시는 중국인을 찾을 수 있었다. 무산은 한식 레스토랑이지만 고객 90%가 중국인이며, 음식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전문직이나 외국기업을 다니는 중산층이 찾는 곳이다.

이 곳에서 외국계 은행에 다닌다는 쥔차이(俊才)씨가 동료들과 소맥을 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인 회사동료가 있는데 소주와 맥주를 섞여서 먹는 폭탄주를 소개해줘서 한국산 제품들을 알게 됐다"며 "한국 브랜드 중 하이트와 참이슬을 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994년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맥주 수출 판매는 지난해 상반기 130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85만 달러로 무려 43%나 껑충 뛰어오르면서 중국 수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소주도 지난해 상반기 285만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38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성관기 하이트진로 중국현지법인 기획관리팀장은 "젊은층의 저도주 소비의 증가와 한류열풍이 맞물려 저도증류주를 선호하는 추세 덕분에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또한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판촉활동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며 중국 연안 대도시와 중산층을 타깃으로 홍보 및 판촉 활동을 한 것이 매출 신장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지주류업체와 1980년 후반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는 이미 중국 영업망을 구축한 상황에서 하이트진로가 시장 확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적은 자본금과 인프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였다.

하지만 고급마트와 중산층 및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주요 상권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프리미엄 제품 포지셔닝을 위해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고급 이미지의 강한 브랜드력을 구축하고 일부 지역에서 매출이 상승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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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중국 백주는 젊은층의 저도주 선호현상과 시진핑의 부정부패정책으로 판매가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주류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주류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현지와 글로벌 맥주 업체 모두가 대대적인 할인 판촉전에 나서면서 가격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업체들이 중국 대형 업체에 지분참여 등의 방식으로 중국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충수 하이트진로 중국법인장은 "아직까지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내세우기는 미미한 수준이며, 유통망, 자본력에서 글로벌 업체에 비해 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코로나, 버드와이저 등도 중국시장에 진출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시장점유율 2%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안착이 어려운 중국시장에서 매년 20% 이상 성장을 보여주는 브랜드는 하이트진로뿐이며, 지난 10년간 쌓인 노하우와 경험으로 3% 시장점유율, 3조 매출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 중국법인장은 향후 △제품 다양화 △유통망 혁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국 시장 안착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넓은 중국 시장을 커버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인기 있는 맥주 특성이 23개 성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 상황을 고려한 제품 수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45개 중국 대리점을 통해 오프라인 판매망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자상거래 매출확대도 꾀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온라인을 통해 술 판매가 가능하다. 최근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주선망'과 합작해 전자상거래 판매를 시작했고,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시장인 알리바바(Alibaba)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치맥열풍을 생맥주사업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운영 중인 뉴 하이트 생맥주 대리점 '오빠치킨'과 맥스(Max) 생맥주 대리점 '700 비어'의 가맹점을 적극 늘린다는 계획이다. 상하이와 곤산 등 8개점인 오빠치킨 매장은 내년까지 150개점, 700비어는 50개점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이 중국법인장은 "현재 하이트진로가 개척한 시장은 인구수 기준으로 2억 명 수준의 도시들에 불과하다. 아직 10억이 넘는 인구수의 도시들에 대한 시장 개척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영업망을 서서히 늘려간다면 연안 대도시뿐 아니라 연안 도시와 지방 성급 도시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짐작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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