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 성공 공식 깨졌다 [Company Watch]신모델 출시 후 첫 매출 역성장..4년 만에 이익률 한 자릿대
박창현 기자공개 2014-11-03 09:27: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31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에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았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가 올해는 악몽으로 다가왔다. 갤럭시S가 출시될 때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IM부문은 판매 부진 여파로 수익성이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삼성전자는 소재 차별화와 중저가 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다.31일 금융감독원에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 모바일) 부문은 올 3분기 매출 24조 5800억 원, 영업이익 1조 7500억 원을 기록했다. 매분기 5조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며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책임지던 과거와는 딴판인 상황이다. 당장 직전 분기만 하더라도 IM 부문은 4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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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진다. 당시 IM 부문은 6조 7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영업이익과는 약 5조 원의 차이가 난다.
IM 사업부의 어닝 쇼크가 더 뼈아픈 이유는 바로 삼성전자가 자랑하던 갤럭시S 성공 공식이 처음으로 깨졌다는 점 때문이다. IM 사업부가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던 시기는 정확히 갤럭시S가 첫 출시되던 시점과 일치한다.
지난 2010년 2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작인 갤럭시S를 시장에 내놓는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 자리 잡으면서 갤럭시S는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다. 판매 효과는 다음 분기인 2010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갤럭시 출시 전 8조 원 수준이었던 IM 부문 분기 매출 규모가 바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보다 2배가량 오른 1조 160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총액은 1년 여 만에 76% 오른 15조 원 수준까지 커졌다.
2011년 2분기 후속작인 갤럭시S2가 출시되면서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대도약의 시기를 맞는다. 갤럭시S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면서 전작보다 1500만 대나 많은 4000만 대가 세계 시장에서 팔렸다. 판매량 증가는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갤럭시S2 출시 이후 IM 부문은 처음으로 분기 매출 20조 원, 영업이익 4조 원을 돌파한다.
그 기세는 2012년 신제품 갤럭시S3로 이어졌다. 갤럭시S3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출시 50여 일 만에 1000만 대가 팔린다. 제품 판매가 본격화된 2012년 3분기에는 매출이 전분기 대비 약 6조 원 증가했다.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IM 부문은 분기 매출 30조 원 · 영업이익 6조 원 시대를 연다.
갤럭시S 성공 신화는 갤럭시S4 때도 계속됐다. 지난해 2분기 출시된 갤럭시S4는 6개 월만에 4000만 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3 보다도 1개월 빠른 기록이었다. 이 시기 IM 부문도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판매 실적이 정점을 찍으면서 IM 부문은 그 해 3분기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다. 매출은 36조 5700억 원에 달했고, 영업이익도 6조 7000억 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돼줬다. 매출 급증과 이익 개선이 항상 전리품처럼 따라왔다. 하지만 올해 갤럭시 성장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갤럭시S5가 출시된 올해에는 IM 부문 매출이 매분기 역성장하고 있다. 판매 실적이 반영됐던 2분기부터 전분기 대비 매출이 12.3% 줄었다. 매출 감소로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매출이 3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 역시 6조 4300억 원에서 4조 4200억 원으로 2조 원가량 줄었다. 3분기에도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출 총액이 24조 5800억 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신제품 출시 후 분기 매출이 역성장을 보인 것은 갤럭시S5가 처음이다.
더 우려스러운 부문은 수익성 악화다. 고사양·고가 제품인 갤럭시S 신규 시리즈 출시는 수익성 개선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중저가 시장 확대와 하이엔드 제품군 판매 부진, 업체간 경쟁 심화 영향으로 예전 만큼의 이익을 거두기 힘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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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IM 부문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 대까지 떨어졌다. 올 3분기 IM 부문 영업이익률은 7.12%에 머물고 있다. 2010년 갤럭시S 시리즈를 선보인 뒤로 IM 부문은 매 분기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무려 4년 만에 이 기록이 깨진 셈이다. 영업이익 규모가 1조 원 대로 떨어진 것도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두 자릿수 마진 확보를 목표로 다양한 대응책을 구상하고 있다. 먼저 안정적인 마진 확보를 위해 메탈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소재 부문 차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시장 호응도가 높은 스마트폰 메탈 프레임을 더 많은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중저가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삼성전자 IM 부문이 예전과 같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가져가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한다"며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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