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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빈소 두 번 찾은 효성家, 50년 '미운정 고운정' 조현준 사장 이틀 연속 조문, 경쟁자이자 동반자 관계

장지현 기자공개 2014-11-12 08:54:37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1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싸우면서 정드는 것일까. 효성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재벌가 오너일가로서는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빈소를 찾으면서 국내 화학섬유 라이벌인 코오롱그룹과 효성그룹의 관계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아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이상운 효성 부회장과 함께 신촌 세브란스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날 9일에 두 형제가 따로 조문을 온 데 이어 이틀 연속 빈소를 방문한 것이다. 재계 오너 일가 가운데는 유일한 재방문이다.

조 사장은 "오늘은 이상운 효성 부회장님을 모시고 왔다"고 짧게 재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아무리 부회장과 함께 동행했다 하더라도 최근 효성그룹 오너일가가 폭로와 고발로 얼룩진 상황에서 두 형제가 사업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그룹 오너의 빈소를 이틀 연속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두 그룹은 그간 법정 다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었다.

1954년과 1957년 각각 설립된 코오롱그룹과 효성그룹은 상사로 출발했지만 모두 '섬유사업'을 통해 성장해 왔다. 코오롱그룹은 한국에 최초로 나일론을 수입한 곳으로 1957년에는 직접 나이론을 생산하기 위해 '한국나이롱'을 세웠다. 이로부터 9년 뒤 인 1966년 효성이 나일론 원사를 만드는 동양나이론을 설립하며 두 회사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이후 두 그룹은 섬유산업을 모태로 화학, 무역에서부터 에너지, 자동차 관련 부품 소재와 타이어코드, 수입차 등 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분야까지 서로 공통분모를 넓히면서 전체 사업군의 70~80% 가량이 겹치는 구조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그룹은 1996년에는 국내 유일의 카프로락탐(나일론 원료) 생산업체인 '카프로'의 경영권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였으며, 2002년에는 고합 나일론필름 공장인수를 놓고 분쟁을 벌인 바 있다.

그럼에도 효성 일가가 고 이동찬 회장의 별세에 각별한 애도를 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계관계자들은 조석래 회장과 고 이동찬 명예회장이 함께 섬유사업을 이끌어오면서 양 그룹간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것 아니겠냐는 설명이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재계관계자는 "조 회장과 이동찬 명예회장은 국내 섬유 산업을 이끌어온 주역"이라며 "아무리 경쟁관계에 있었다고 할지라도 수십년의 세월 동안 때론 서로 동병상련의 정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조석래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니 아들들이 대신 마음을 표현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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