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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키우는 해성그룹, 3세 경영승계 구도는 [지배구조 분석]한국제지 기반 사세 확장..장남은 제지, 차남은 전기·반도체 보폭 늘려

장지현 기자공개 2014-11-20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지업계에서 3세 승계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반 삼성MDS를 인수하며 덩치 키우기에 나선 한국제지 오너가의 승계구도가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단재완 한국제지 회장이 올해 67세로 향후 3세 승계 방향에 대해 가닥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장남과 차남이 한국제지뿐만 아니라 타 계열사에 대한 지분도 엇비슷해 당분간 경영승계 시나리오는 안갯속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단재완 회장의 장남 단우영 해성DS 부사장은 한국제지 지분 4.72%를 비롯해 해성산업 15.7%, 계양전기 1.89%, 한국팩키지 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남 단우준 해성DS 전무 역시 한국제지 4.78%, 해성산업 15.23%, 계양전기 1.87%, 한국팩키지 6% 지분을 각각 쥐고 있다.

해성그룹은 한국제지를 중심으로 부동산사업을 하는 해성산업, 전동공구 제조업체 계양전기, 종이포장 업체 한국팩키지와 지난 4월 인수한 반도체 부품업체 해성DS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전체 매출은 약 1조300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한국제지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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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우영-단우준 형제는 올 초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지만 지분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올 5월 삼성MDS를 인수하면서 우영씨는 이 회사의 부사장으로, 우준씨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두 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이 계열사 당 0.5%포인트 안팎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단재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누구에게로 갈지가 3세 경영승계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단 회장의 경우 부친이었던 고 단사천 총회장의 1남8녀 가운데 유일한 아들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후계 경쟁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현재 장남인 단 부사장은 한국제지, 차남 단 전무는 계양전기에 몸담고 있는 만큼 크게 제지와 전기 및 반도체 계열사를 두 형제가 나눠 가져갈 확률이 높다. 다만 각각 1979년과 1981년 생으로 두 살 터울인 형제는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승계 구도가 언제든지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남인 단 부사장은 차남에 비해 승계를 유리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 상황에 있다. 보수적인 해성그룹 일가에서 '장남'이라는 지위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데다 지난 2011년 단 부사장이 출시를 직접 진두지휘한 복사지 '밀크(milk)'가 대성공을 거두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 부사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삼일회계법인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2008년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국제지에 입사했다.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2011년에는 직접 수차례 소비자 조사를 나가는 등 8개월간의 준비 끝에 밀크라는 복사지 브랜드를 시장에 내놨다.

단 부사장은 보수적인 제지기업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 네이밍업체와 협력하는 한편 해성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해성여고 학생 등 젊은 고객층을 두루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밀크는 출시 1년 만에 점유율 45%를 달성하며 복사지 시장 1위를 달성했다.

한국제지 관계자는 "복사지 밀크의 경우 B2C 제품이다 보니 단우영 부사장의 성과가 두드러진 것 같다"며 "단 부사장은 한국제지 이외에도 최근 MDS인수, 그룹경영선포 등 그룹 내 여러 업무를 포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룹의 지주사격인 해성산업의 지분 역시 근소하기는 하지만 단 부사장이 15.7%로 동생인 단우준 전무보다 0.47%포인트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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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밀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국제지의 실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제지는 매출 6507억 원, 영업이익 78억 원으로 단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바로 전년인 2010년 이후 실적이 되레 악화됐다.

반면 차남인 단 전무가 일하고 있는 계양전기의 경우 실적이 상승세에 있다. 계양전기는 지난해 매출 2425억 원, 영업이익 82억 원으로 2010년 이후 매년 매출규모가 늘었다. 단 전무의 전적인 경영성과는 아니지만 계양전기의 호실적은 단 전무에게 간접적으로나마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단 전무 역시 미국 터쉬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역시 형과 마찬가지고 삼일회계법인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단 전무는 계양전기 경영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주로 해외 시장 개척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성그룹 관계자는 "단우준 전무는 계양전기에서 전반적인 전략기획을 주관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밀고 있는 것은 없고 단우영 부사장과 같이 MDS인수, 그룹경영 선포하는데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해성그룹 3세 경영승계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점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향후 단재완 회장이 형제간 공동경영체제를 만들지, 실적에 따라 한쪽으로 지분을 몰아줄지, 아니면 한국제지 및 해성산업 등 주요 계열사는 형 단우영 부사장에게 주고 계양전기, 해성MDS 등 전기, 반도체 계열은 동생 단우준 전무에게 나눠줄지 알 수 없으며 현재로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해성그룹 측은 "아직 경영승계를 논할 단계는 아니며 두 사람 모두 현재는 그냥 열심히 경영수업 받고 있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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