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페이스 만난 홈플러스, 어떤 시너지 낼까 규모 경제화·효율적 입지확보·이미지 단속 효과 기대...매장수 300여개로 확대
신수아 기자공개 2014-11-28 10:10: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의 씨스페이스 인수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향후 양사간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교적 편의점 업계의 후발주자인 홈플러스는 꾸준히 매장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 기존 편의점 업체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특히 매출 효율성이 좋은 주요 입지를 기존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터라 질적인 성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2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한화그룹과 씨스페이스 인수를 위한 배타적(Exclusive)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홈플러스는 씨스페이스의 실사를 마치고 최종 거래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 측은 조건에 큰 이견이 없는 한 빠르면 내달 초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금액은 약 50억 원 선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의 홈플러스지만 편의점에는 비교적 늦게 진출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출점에 제동이 걸리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편의점'이다.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지 못했던 홈플러스는 지난 2012년 편의점과 SSM의 장점을 섞은 '365플러스(론칭 당시 '홈플러스365')'를 선보였다.
신선식품의 비중을 높이고 홈플러스의 PB상품을 팔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기존의 SSM에 24시간 영업시간을 접목시킨 '변종편의점'이란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하지만 현행 '한국표준사업분류'는 편의점을 '단일 경영주체가 일정한 시설(165~3000㎡)을 갖춘 매장에서 종합상품 체인 공급업자와 체인계을 체결하고 편의점 운영에 필요한 식료품 및 담배위주의 각종 상품을 계속적으로 공급받아 24시간 판매(소매)하는 산업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어, 영업 시간과 규모의 규정을 지킨 365플러스는 이러한 지적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었다.
홈플러스가 씨스페이스를 인수한 배경으로는 '규모의 경제화'가 가장 먼저 꼽힌다. 유통채널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무엇보다도 출점과 채널 다각화를 통한 규모의 확대에 있다.
씨스페이스의 가맹점은 한때 250여 개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약 90개 정도만 남아있다. 10월 말 기준 365플러스의 점포수는 205개. 만약 씨스페이스의 점포 모두를 365플러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경우 매장수는 300여 개에 육박하게 된다. 365플러스의 점포수는 2012년 말 17개, 지난해말 기준 84개 였다.
편의점 업계 1위·2위 업체인 CU와 GS25의 점포수가 8000~9000여 개 인점을 감안하면 업계 상위 업자와의 경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10월 말 기준 365개의 점포를 보유한 신세계 계열의 위드미와는 보폭을 맞출 수 있게 된다.
특히 위드미가 '상생'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가맹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365플러스는 여전히 변종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가맹점 유치에 적극 뛰어들기가 쉽지만은 않다. 씨스페이스 인수는 비교적 부담스럽지 않은 비용으로 사세 확장을 꾀할 수 있는 효율적 수단인 셈이다.
홈플러스는 입지상의 이점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무엇보다도 사거리·교차로 등이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는 좋은 입 좋은 입지로 꼽힌다"며 "그러나 이렇게 '몫 좋은 위치'는 기존 편의점 업체들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스페이스는 비교적 편의점 시장의 형성 초기 자리를 잡은 가맹점이 많아, 이면도로나 골목 지역을 중심으로 출점을 진행한 365플러스가 잡지 못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핵심 위치에 자리 잡은 기존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계약이 만료되고 다른 체인으로 계약을 바꾸고 싶어도 상황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기존 본사가 이들 점주에게 더 좋은 지원 조건을 제시하는 등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을 두루 활용한다"고 귀뜸했다. 후발 업체들이 좋은 입지의 가맹점을 쉬이 확보할 수 없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인수는 시장에서 불안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홈플러스의 이미지를 일부 단속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홈플러스 본사가 국내 사업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불거졌다. 이는 신규 가맹점 유치에 비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모회사의 향방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은 가맹점주에게 사업적 확신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선 유통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한 두해 하고 접는 사업이 아닌 만큼 장기간 변수 없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안정감과 확신을 본사가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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