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벌3세]신사업 주도…모범생 후계자 전형[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부친 김 회장과 닮은꼴 행보, 지배력 강화 '숙제'
김익환 기자공개 2015-01-19 06:52: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4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오너 3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사진)은 쿰 라우데 소사이어티(The Cum Laude Society) 회원이다. 쿰 라우데 소사이어티는 미국 중고등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 중에서 회원으로 뽑는 우등생 모임이다. 김 실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001년에 쿰 라우데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선정되며 모범생의 면모를 일찌감치 보였다.그가 졸업한 세인트폴고등학교는 미국 보스턴 인근에 위치한 명문 사립고로 1856년 설립됐다. 3명의 미국 대통령 후보자, 상하원 국회의원 6명과 노벨상 수상자 등을 배출했고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도 이 학교 출신이다. 김동관 실장의 동생인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 팀장도 동문이다.
김 실장은 졸업 후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국내에서 학업을 마치진 않았지만 미국의 명문사학을 거치며 든든한 재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세인트폴고등학교의 국내 동문모임인 서울 펠리칸 네트워크(Seoul Pelican Network)의 집행임원으로 활동하며 인맥 구축에 열심이다.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차남인 설윤성 씨가 이 동문모임의 집행위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서울 펠리칸 네트워크 동문회를 통해 김 실장의 국내 인맥을 엿볼 수 있다. 이 자리엔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현준 사장과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정재계 주요인사가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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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하며 제대를 앞둔 2009년 말. 김동관 실장은 아이비리그 경영대학원(MBA) 진학과 한화그룹 입사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김 실장은 이듬해 1월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그의 나이 28세였던 시점이었다.
그의 선택의 배경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아버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삶의 궤적이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도 김동관 실장과 비슷한 나이(29세)에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1981년 한화그룹 창업주 고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타계하자 아들인 김 회장은 그룹의 전권을 쥐게 된다.
젊은 경영인에 대한 우려를 뒤로한 채 김 회장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지며 한화그룹의 사세를 키웠다. 그룹의 뼈대인 한화케미칼의 전신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고 리조트·금융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김동관 실장의 행보도 비슷하다. 그룹내에서 'DK'란 약칭으로 통하는 김 실장은 입사하자마자 한화생명 상장작업과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작업에 참여하며 경영실무를 익혔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접은 한화그룹은 2010년 태양광을 비롯한 신사업 3개를 놓고 스터디를 거듭하다 태양광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 찍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그룹 기획실·재무실 인력과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 컨설턴트 등 수백 명이 태양광 TFT에 참여했고 김동관 실장도 TFT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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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후 한화솔라원·한화큐셀 인수를 주도하며 태양광 사업을 이끈다. 삼성그룹과의 빅딜의 막후에도 김 실장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의 손에서 조 단위 거래가 두세 차례 오갈 만큼 그룹내 권한은 막강하다. 입사 5년 차인 김 실장은 올 들어 임원인 상무로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해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 팀장,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지만 그룹 후계자로서 지위·역할 면에선 김 실장이 몇 발짝 앞서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김 실장과 막역한 그룹 인사도 주목받고 있다. 김희철 한화그룹 유화사업전략본부장(부사장)이 대표적이다. 1988년 1월 한화케미칼의 전신인 한양화학에 입사한 김 본부장은 2011년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2012년 한화솔라원 대표이사, 2012년 한화솔라원 대표, 한화큐셀 대표를 거치며 김 실장과 태양광 사업 등에서 손발을 맞췄다. 김 본부장은 삼성그룹 유화부문 인수를 위한 PMI(합병 후 통합) TF팀장을 맡고 있다. 태양광 사업부터 빅딜까지 김동관 실장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에서 '참모' 역할을 해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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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인수합병(M&A)을 관할하는 그룹 경영기획실 소속 민구 상무도 김 실장과 인연이 깊다. 1975년생으로 그룹 임원 가운데 가장 젊은 축인 그는 맥킨지 컨설턴트로서 2010년 한화그룹 태양광 TFT에 참여하며 김 실장과 인연을 맺는다. 이후 2012년 한화그룹에 합류한 민 상무는 김 실장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김동관 실장은 그룹 지배력이 취약한 편이다.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지분율이 4.44%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김 실장은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S&C를 십분 활용해 ㈜한화 지배력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그룹사와 내부거래로 성장해 온 한화S&C는 최근 삼성과의 빅딜을 진행하며 삼성종합화학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몸집을 불린 한화S&C와 ㈜한화가 합병하는 형태로 김 실장이 ㈜한화의 지배력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김 실장이 깍듯하면서도 업무에 집중하는 워커홀릭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회식 때 백반집에서 직원들과 폭탄주도 마시는 소탈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화그룹 관계자는 "제일 일찍 출근하고 주말도 없다"며 "직원들과 섞여 일하고 식사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술은 많이 마시지 않는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브라질 유술인 주짓수(Jiujitsu)를 비롯해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절 꺾기나 조르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주짓수는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김 실장은 하버드대 재학 때 접한 것으로 전해지며 상당한 기간 수련해 파란띠 이상의 수준이다. 파란띠는 주짓수 도장에서 사범 역할을 하기 전단계의 실력자다. 아직 미혼인 김 실장은 정보지를 통해 열애설·결혼설이 돌기도 했지만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180cm가 넘는 키에다 우수한 스펙을 갖춘 그는 재벌가에서도 '1등 신랑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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