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22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넥스 시장의 활성화. 어김없이 포함된 금융당국의 신년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이다. 금융위원장도 올해 코넥스 시장을 집중 육성한다고 코넥스 기업인들을 불러놓고 약속했다. 어찌됐든 개장한 지 1년 반 정도 됐지만, 코넥스는 당국자들이 원한 만큼 '창조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듯 하다.사실 코넥스 시장의 제도 개선책은 몇 차례나 나왔다. 언제나 제도 개선의 초점은 기관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에 맞추어졌다. 코넥스는 소위 '선수(player)'로 불리는 기관 투자자를 위한 시장으로 개설됐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제도 개선책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당장 한국거래소는 올해 코넥스 시장에 총 50개 기업을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상장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상장 후 시장을 통해 자금조달이 용이해져야 진정한 상장의 의미가 생긴다. 투자자에게 외면 받는 시장에 상장만 돼 있으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나 다름없다.
기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그 입장에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코넥스 시장에 투자를 하면 원할 때 회수가 가능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 턱없이 낮은 거래량과 거래대금, 기업가치 대비 높은 주가 등은 기관 투자자들을 등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코넥스 활성화의 해법은 벤처캐피탈이 쥐고있다. 금융위원회나 중소기업청, 한국거래소도 그 점을 알고 있다. 이들 기관이 매번 대책을 꺼내놓기 전후 벤처캐피탈 임원을 간담회 명목으로 소집하는 데서 이를 감지할 수 있다. 문제는 제도개선을 할 테니 벤처캐피탈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자기 할 말만 한다는 점이다.
다른 어떤 기관 보다 비상장기업 전문가인 벤처캐피탈이 나서 투자해야 코넥스의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벤처캐피탈이 지적하는 코넥스의 문제점을 우선 보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상장 거래나 증권사 외 지정자문인 확대 등은 벤처캐피탈이 꾸준히 요구한 대표적인 보완책이다.
지적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금융당국에 신물을 느끼는 벤처캐피탈이 늘어나고 있다. 당국은 단지 '실적'에 급급해 숫자를 늘리려는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 최근 내놓은 개인 예탁금과 관련한 규제 완화책도 정작 기관 투자자와는 동떨어진 제도개선이다. 바쁜 시간 쪼개 금융당국의 간담회에 불려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벤처캐피탈들의 심정이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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