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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불황업종 덩치키우기 '늪'에 빠지나 [발행사분석]'삼성인수부담·업황악화' 재무개선 느려질라…시너지 효과 '글쎄'

임정수 기자공개 2015-01-26 10:47:53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3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케미칼(A+, 안정적)이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삼성 계열사 지분 인수 결정 이후 첫 회사채 발행이라 수요예측 성공 여부에 관심에 쏠린다. 석유화학 부분이 그룹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그룹 지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과 합병 후 사업적·재무적 시너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에게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비중이 확 커지게 되면서 시황 변동에 취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 삼성 인수 부담…재무개선 속도 느려질라

한화그룹의 삼성 계열사 인수 계획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26.9%를 인수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5100억 원 수준이다. 3년에 걸쳐 대금을 분납하도록 돼 있어,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6월에 2032억 원, 내년 6월에 1524억 원, 후 내년 6월에 1525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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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드림파마 매각 대금과 1500억 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 연간 2000억 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고려하면 자금 마련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영업현금흐름(OCF)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투자 부담이 발생해 재무 개선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케미칼의 개별 기준 EBTDA는 2010년과 2011년 6000억 원에 달했으나 업계 경쟁과 시황 악화로 2012년에 2700억 원, 2013년에 2133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지난해에도 약 2000억 원의 EBITDA를 시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광 투자 등으로 늘어난 차입금은 크게 줄지 않아서 총차입금/EBITDA(커버리지) 지표는 계속 악화됐다. 2011년 2.7배 수준이던 것이 수직 상승해 최근 2년 간 10배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한화생명 지분 매각, GDR 발행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해 왔지만, 투자 부담이 생기면서 재무개선이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의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의미 있는 재무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 공급과잉 석유화학 '올인'…업황에 더 취약해진다

삼성 화학 계열사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스프레드) 축소와 국내외 경쟁사들의 잇따른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때문에 주력 제품의 마진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종합화학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 중 TPA(테레프탈산) 단일 품목을 생산한다. TPA는 공급 과잉이 가장 심한 석유화학 제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TPA의 경우 주요 수요처인 중국의 자급률이 90%를 넘어선데다 전방 산업인 화섬 산업의 불황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라며 "앞으로 당분간 수요처가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삼성토탈은 최근에 1조 7000억 원을 투입해 PX (파라자일렌) 설비를 완공했다. 하지만 과도한 설비투자로 차입금이 3조 원을 넘어선데다, 전방 수요 산업의 가동률이 하락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설비투자로 늘어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 만큼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저하된 석유화학 업종끼리의 결합으로 시황 변동성에 더 취약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덩치만 커졌지 실속이 별로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하는 제품 군이 다양해지고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나, 규모의 경제 효과로 시황 대응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공급 과잉 상태인 산업군의 덩치를 크게 키우는 것이어서 시황 변화에 다른 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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