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그룹 오너일가, 엇갈리는 자사주 매매 타이밍 김상헌 고문은 바닥에서 매도, 장남은 비쌀 때 매입
이경주 기자공개 2015-01-29 08:54: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8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서그룹 오너일가의 주식 매도와 매입이 주가와는 반대로 이뤄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상헌 동서 고문은 주가가 바닥 수준일 때 대량으로 보유주식을 매도했다. 반면 김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전무는 주가가 고점일 때 매수하고 있다.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 19일 동서 주식 1만1575주를 장내매수로 1주당 2만2490원에 취득했다. 총 2억6000만 원이 들었다.
김 전무는 동서 주식이 상당히 비싼 시점에 사들였다. 지난해 초만 해도 동서 주가는 1만5000원 수준을 맴돌았다. 김 전무가 사들인 가격은 이보다 30% 이상 비싸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주가가 상승해 23000원에서 2500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김 고문은 동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직전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했다. 김 고문은 지난해 7월 10차례에 걸쳐 40만1904주를 장내 매도해 60억 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다. 매도가는 주당 1만6580원~1만8380원 사이로 현재 주가보다 상당히 낮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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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 때 팔고 쌀 때 산다'는건 모든 투자자의 이상이다. 정확한 매매 지점을 알기 어려워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판다'는 투자 상식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고문과 김 전부 부자(父子)는 이런 이상적 주식 투자와는 반대 행보를 보여준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은 반대로 행동하는 게 맞다"며 "애널리스트 탐방을 잘 안받아 주어 회사 사정을 정확히 알 지 못해 주식 매매의 배경 해석도 어렵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몇 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김 고문의 경우 주가 상승을 기다리기 힘들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 이슈가 있었을 거라는 관측이다. 실제 김 고문은 지분매각 직후인 지난해 8월 200억 원 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의 빌딩을 가족에게 증여했다. 김 고문은 지분매각 대금으로 빌딩 증여에 따른 증여세를 납부했을 수 있다.
김 전무의 고가 주식매입은 알려지지 않은 호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부친의 주식을 물려받아야 해 증여세부담이 큰 김 전무가 주식이 비싼 상황임에도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은 자신만 알고 있는 호재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동서는 지금 상황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훌륭한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동서가 대표적인 배당주로 주목받고 있어 주가가 더 상승하기 전에 김 전무가 매입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유도하면서 배당주 펀드들이 많이 늘었고 배당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동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서는 올해초 지난해 당기순이익 1310억 원 중 595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45.4%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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