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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 연임 가능성은? 내부 장악력·소통능력 '긍정적'...실적부진·녹십자 '잠재 변수'

김선규 기자공개 2015-02-03 08:54:09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연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2대주주인 녹십자를 견제하기 위해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실적과 녹십자' 변수 탓에 연임 여부를 최종결정 짓는 주주총회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

이정치 회장은 올해 3월 15일 임기가 만료된다. 이 회장은 2003년 5월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13년째 전문경영인으로 일동제약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연임이 결정된다면 5번째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하게 돼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67년 일동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 회장은 생산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두루 거치며 지난 2003년 대표이사에 올렸고 2011년 대표이사 사장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의 오너인 윤원영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치-설성화-이금기 3인 각자 대표체제였던 일동제약은 2010년 이금기 회장과 2012년 설상화 사장의 퇴임으로 이정치 회장의 원톱 경영체제로 정리가 되면서 윤 회장으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녹십자와 분쟁 속에서도 내부 결속을 다지며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잘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뛰어난 언변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회사 내 갈등소지를 사전에 조율하고 내부 잡음 발생을 최소화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외부에서도 지금껏 일동제약을 잘 이끌어온 만큼 경영권 사수를 위해선 이 회장의 재선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 중에 장군을 바꿀 수 없는 노릇"이라며 "녹십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내부사정에 정통하고 오너와 소통이 가능한 이 회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동제약의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는 게 흠이다.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아 정확한 지난해 실적을 알 수 없지만, 지난 3분기 실적을 비춰보면 시원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동제약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한 4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소폭 감소한 103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감소가 뼈아픈 구석이다. 약가인하로 3.7%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을 2013년 6%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지난해 3분기 다시 4%대로 주저 앉았다.

물론 지난해 초 녹십자와 분쟁으로 지주사 전환 등이 좌절되면서 경영계획 차질로 실적이 감소한 탓이 크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실적 하락의 화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녹십자를 비롯한 일부 주주들이 '실적악화'의 책임을 묻고 재선임에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일동제약 지분 29.36%보유한 녹십자의 행보도 이 회장 재선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녹십자가 이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다면 다시 긴장감이 맴돌 수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아직 일동제약 회장 재선임에 있어 어떤 말도 오가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보통 경영권분쟁이 벌어지는 기업이라면 1대주주의 이사선임안은 정기주총에서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2대주주측이 우호 인사를 이사회에 진출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임시주총 당일에 가서야 기업분할 반대 입장을 정했듯 3월 주총에서 언제든 이 회장 연임 반대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정연진 부회장의 회장 선임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수장 교체는 자칫 경영권 사수와 경영계획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아직 이들을 전면으로 내세우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아직 이 회장의 연임을 언급하기 아직 이른 시기고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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