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실적으로 이어진 경영권 분쟁 '후유증' 연초 지주사 전환 좌절 이후 영업이익률 '반토막'...반전 시기 놓쳤다
장소희 기자공개 2014-11-17 09:35:0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12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연초 경영권 분쟁 후유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 수준까지 회복됐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들어 반토막 났고 차기 포트폴리오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도 나타나지 않아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한 4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소폭 줄어 1035억 원이었다. 지난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 들어 다시 성장세가 꺾인 모양새다.
특히 영업이익률 감소가 뼈아픈 구석이다. 약가인하로 3.7%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을 지난해 6%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3%대로 주저 앉았다. 그나마 3분기에 4%대로 간신히 올라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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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데 불안한 경영권 문제가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 등 제약업계 환경 변화로 업계 전반이 침체에 빠진 영향도 있지만 일동제약에게 올해는 경영권 사수 문제로 더욱 힘겨운 한해였다. 연초부터 불거진 녹십자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경영권을 사수하는데 위기를 겪었다.
당시 추진했던 지주사 전환이 좌절됐다는 점도 일동제약의 경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부분 중 하나다. 윤원영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일가 보유 지분율이 32.48%에 불과해 녹십자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경계를 강하게 받고 있다는 점이 일동제약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를 지주사 전환으로 해소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불안한 지배지분율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동제약과 녹십자 모두 경영권 사수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다. 양측이 최대한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해놓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대한 팽팽한 긴장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해 방어에 나서야 할지 몰라 여유 자금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했던 일동제약 입장에서는 다른 일을 제쳐두고 경영권 사수에 전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그런 중에 실적부진까지 이어지니 경영권 사수 문제와 연결을 짓지 않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일동제약 외에도 실적악화로 고민하는 제약사들이 많지만 경영권 사수 문제로 결정적 반등 시기를 놓쳤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제약업계 환경변화를 기점으로 많은 제약사들이 사업포트폴리오 상 변화를 꾀하거나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 결정적인 과정에서 일동제약의 집중도가 흐려졌다는 평가다.
다행히 개발 단계에 있는 신규 품목이 많고 아로나민, 비오비타 등 일반의약품(OTC) 위주로 동남아시아 수출도 추진하고 있어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있다. 지난 3월에는 '일동에스테틱스'라는 자회사를 세워 미용성형 관련 의료기기 사업도 시작하며 신사업 추진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공백이 존재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치료제, 백신, 바이오신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포트폴리오가 풍성해질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해서 올해 실적 개선이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지 점진적인 개선세는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신규 품목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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