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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터미널, 투자손실 위험에도 무대응 IRR 14.5% 챙겨주고 지분 인수…금호고속 매각 실패시 투자 손실 예고

이동훈 기자공개 2015-02-17 09:46:55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2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고속 매각 가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금호아시아나 그룹 주장이 '자가당착'인 것으로 판명됐다. 그룹은 1년 남짓 전 금호고속의 기업가치를 현재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터미널은 2013년 금호산업으로부터 KoFC PEF 후순위 출자 지분 30%를 1848억 원에 사들였다. 이는 금호산업이 취득한 가격인 1500억 원보다 23%가량 높은 금액이다.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은 14.5% 수준이다.

금호터미널이 후순위 지분 가치를 후하게 매겨준 이유는 순전히 금호고속 때문이었다. 펀드에 담겨 있는 매물 중 서울고속터미널은 이미 신세계에 매각된 뒤였고, 경영권이 없는 대우건설 지분은 오히려 투자 결정에 걸림돌이었다. 건설업종은 전반적으로 장기 불황에 빠져 있었고, 주가 역시 인수가격 대비해서 낮았다.

금호고속은 안정적인 성장과 탄탄한 수익이 보장된 알짜 매물이었다. 금호터미널은 금호고속을 직접 되사오기 위해 우선매수권까지 확보했다. 만일의 상황이 발생해서 제 3자에 매각하더라도 펀드 청산 수익률은 무난하게 두자리 수 이상 달성할 것으로 여겨졌다.

지난해 금호고속의 실적을 감안하면 금호터미널의 투자 결정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펀드에 인수된 뒤 금호고속의 매출과 실적이 도드라지게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유가하락과 맞물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기록한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900억 원 정도 될 것이라고 추정된다. 2012년(687억 원), 2013년(718억 원)에서 수직상승한 수치다.

금호고속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에도 KoFC PEF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EV/EBITDA 배수를 7배 정도만 적용해도 금호고속의 100% 지분가치는 5090억 원이다. 눈높이를 올려 EBITDA 멀티플을 9배로 적용할 경우 지분가치는 6890억 원에 이른다.

만일 대우건설이 인수가격 그대로 매각된다고 하더라도, 금호고속이 7배 정도에 매각할 경우 배당 등을 고려하면 두자리 수의 펀드 청산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경쟁이 붙어 거래금액이 높아질 경우 펀드의 청산 수익률은 더욱 올라간다.

하지만 1년 6개월 만에 금호고속을 바라보는 금호의 시각이 바뀌었다. 어떻게든 금호고속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상황에서 거래가격은 패키지 딜 당시보다 낮은 2000억 원 이하를 제시하고 있다. 2012년 금호고속의 거래가격은 3350억 원이었다.

특히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로 지정된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은 향후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될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논리 등으로 금호고속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2013년 지분 거래 당시에도 호남고속철도 사업은 일반에 공개돼 있었다.

우리사주조합이 전면에 나서면서 금호고속의 대주주인 KoFC PEF와 임직원들의 갈등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파업 등을 통해 금호고속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호터미널은 자칫 포트폴리오 기업이 거둔 실적과 관계없이 투자 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금호산업이 펀드 지분 매매 당시 맺었던 계약과 달리 우선매수권 행사자로 우리사주조합을 지정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호터미널과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무대응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금호산업에 웃돈까지 안겨주고 실시한 투자가 손실 날 경우, 금호고속 매각 관련해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이 경영상 배임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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