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17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방송계의 가장 큰 이슈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개정'이다. 현재 국회에서 개정안을 심의 중인 상태. 위성방송에 대한 입장 차이로 정치권은 물론이고 방송업계 역시 양쪽으로 갈려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다.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한 사업자가 유선방송(케이블TV)과 IPTV 등 유료방송의 시장 점유율을 더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방송법에는 케이블TV와 IPTV에 대한 규제 적용을 명시하고 있지만, 위성방송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위성방송 사업자는 KT그룹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유일하다. 따라서 케이블TV와 IPTV업계에선 KT가 특혜를 받고 있다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위성방송도 합산규제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정치권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표면상으론 KT진영과 反KT진영으로 편을 나눠 대립하고 있는 모습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케이블TV업계가 주도적으로 합산규제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IPTV진영은 '어부지리'를 노리고 反KT진영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만약 케이블TV업계 요구대로 합산규제안이 개정되면 현재 IPTV와 위성방송을 합쳐 28%가량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KT그룹 입장에선 가입자 모집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케이블TV업계는 '형평성'과 '국내 방송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위성방송 규제 편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밥그릇 싸움' 때문이란 게 객관적 시각을 가진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내 방송시장 환경이 통신사업자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케이블TV 가입자수가 갈수록 감소하자 위기의식을 느껴 1위 사업자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反KT진영에 속한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업계의 생각은 일단 법 개정을 통해 업계 1위인 KT의 손발을 묶어 3년이나 5년 정도의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라며 "가입자 이탈 속도를 늦추겠다는 게 주목적이고, 방송시장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대안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제는 케이블TV업계의 요구대로 유료방송 합산규제법이 개정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기업의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원칙에 위배된다. 현재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세계 어디에도 가입자 점유율을 근거로 한 사전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방송 관련법 선진국인 미국 역시 법원의 불허로 시장 점유율 규제 도입에 실패했다.
이 제도는 또 기업의 영업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이용자의 플랫폼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 국내에선 이미 비슷한 규제인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기술적으로 산간 오지 및 도서지역의 난시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송 플랫폼은 위성방송 뿐이다. 따라서 규제 도입으로 위성방송 가입자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 난시청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국민은 사실상 '시청권'을 잃게 된다.
특정 사업자가 특혜를 누리고 있는 제도라면 응당 손질해야 하는 게 옳다. 하지만 그보다는 제도 자체가 국내 방송시장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가에 대한 연구와 검증이 먼저다. 현재의 논쟁이 국민의 이익이 아니라 정치권의 이해득실과 일부 사업자들의 밥그릇 지키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볼 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